미국 역사상 최초로 흑인 여성이 중앙은행(Fed) 산하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에 오른다.

보스턴 연은은 수전 콜린스 미시간대학교 교수를 차기 총재로 임명한다고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흑인 여성이 연은 총재를 맡는 사례는 콜린스가 최초다. 흑인으로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에 이어 두 번째다.

콜린스는 오는 7월 1일 임기를 시작하며 올해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을 행사한다. FOMC 정례회의에서 투표권을 가진 인사들은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큰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 시장에서는 다음달 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거의 100%로 보고 있으며 올해만 최대 7회에 걸쳐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자메이카 출신인 콜린스는 1997년 미국 시민권을 획득했다. 그는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하고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시카고 연은의 이사회에서 활동했다. 콜린스의 전임인 에릭 로젠그렌 전 보스턴 연은 총재는 지난해 부적절한 투자 논란을 일으킨 끝에 자진 사임한 상태다.

앞서 지난달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Fed 이사 3명을 지명했다. 이중 리사 쿡 내정자는 상원에서 인준을 받을 경우 Fed의 108년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이사에 오르게 된다. 또다른 Fed 이사 내정자인 필립 제퍼슨은 흑인 남성이다. 여기에 콜린스까지 합류하면 Fed 및 산하 지역 연은 고위직들이 유례 없는 다양성을 갖추게 된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