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복싱 영웅' 파키아오가 대권 도전을 위해 은퇴를 선언했다.

파키아오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4분 분량의 동영상을 올리고 "방금 마지막 종소리를 들었다. 복싱은 끝났다"고 밝혔다. 그는 "복싱 글러브를 벗는 날이 올 거라고는 결코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필리핀에서 국민영웅 대접을 받는 파키아오는 전 국민적 인기를 바탕으로 하원의원을 거쳐 상원의원에 올랐다. 그동안 정치와 복싱을 병행해왔지만 내년 5월 필리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복싱에서 은퇴한 그는 정치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인 대선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의 빈민가에서 태어난 파키아오는 생계를 위해 링 위에 올랐고, 이후 경량급인 플라이급부터 시작해 세계 최초로 8체급을 석권했다.

그는 마르코 안토니오 바레라, 에릭 모랄레스, 오스카 델라 호야, 미겔 코토, 후안 마누엘 마르케스, 리키 해튼, 셰인 모슬리 등 최강자들과 명승부를 만들었다.

미국복싱기자협회사 선정하는 '올해의 복서'에 두 차례 뽑혔고, 2009년에는 미국 타임지 표지 모델로 선정되기도 했다. 12차례 세계 타이틀을 거머쥔 파키아오는 통산 72전 62승(39KO) 8패 2무의 전적을 남기고 화려한 선수 경력을 마무리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