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가 오는 10월 화폐 단위를 100만분의 1로 줄이는 리디노미네이션(화폐 단위 변경)을 단행한다. 수년간 이어진 살인적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오는 10월 1일부터 기존 화폐 단위에서 ‘0’을 6개 없앤다고 밝혔다. 현재 환율 기준으로 1달러에 약 3977억8142만볼리바르인데 10월 이후부터는 달러당 약 39만7656볼리바르로 바뀌는 것이다.

통화 명칭은 ‘볼리바르 소베라노’에서 ‘볼리바르 디히탈’로 변경된다. 디지털 화폐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서다. 베네수엘라는 2018년부터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고 있다. 실물 화폐도 계속 찍는다. 1볼리바르 동전과 5·10·20·50·100볼리바르 지폐를 발행하기로 했다.

베네수엘라는 한때 산유국으로 호황기를 누리기도 했지만 국제 유가 하락과 정치적 혼란, 미국의 경제 제재 등으로 몰락했다. 8년간 경기 침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화폐 개혁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회계가 간편해지는 등 편리성이 높아질 수 있지만 경제 체질 개선 없이는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