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이 나를 결정하지 않는다는 사실 새삼 깨달아"
머리손질에 강력접착제 쓴 미 흑인 여성 수술 받고 회복

부스스한 곱슬머리를 단정히 펴기 위해 강력접착제를 머리에 발랐다가 낭패를 본 사연으로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미국의 흑인 여성이 입을 열었다.

루이지애나 주민인 테시카 브라운(40)은 26일(현지시간) 시카고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최근 수술을 통해 두피와 머리카락을 고정시키고 있던 접착제를 모두 제거했다"고 전했다.

브라운은 이달 초 소셜미디어 틱톡에 "머리에 붙은 접착제를 제거할 수 없다"고 호소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올려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동영상에서 플라스틱처럼 딱딱하게 굳은 모발을 만져보이며 "내 머리는 한 달째 이 상태다.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브라운은 지난달 외출을 위해 머리 손질을 하다가 헤어스프레이가 다 떨어진 것을 발견하고 집에 있던 스프레이형 강력 접착제를 대신 사용했다.

그는 "나중에 머리를 감으면 씻겨 나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15차례나 머리를 감았지만 아무 변화가 없다.

너무나 어리석은 생각이었다"고 울먹였다.

또 식용유와 매니큐어 제거제를 이용해 접착제를 떼보려고도 했으나 소용이 없다고 전했다.

헤어스프레이 대신 스프레이형 접착제를 머리에 뿌렸다가 낭패를 겪은 미국 루이지애나 여성 테시카 브라운

브라운은 문제 해결을 위한 조언을 듣기 위해 이 동영상을 올렸으나, 틱톡 계정에만 640만여 명이 반응하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400만여명이 시청하는 등 반향이 일었다.

브라운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흑인 여성들은 어려서부터 머리에 각별한 신경을 쓴다.

피부가 어두워도 머리가 단정하면 조금 낫게 보일 거라는 생각 때문"이라며 "머리에 지나친 관심을 쓰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은 겪지 않았어도 됐을 것"이라고 후회했다.

흑인 미용 전문가 라니 플라워스는 "지난 400년에 걸쳐 흑인들 특히 흑인 여성들은 백인 기준의 '미'에 동화돼 부스스한 곱슬머리를 곧게 펴고 단정하게 하고 싶어 한다"며 "힘들고 소모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브라운에게 무료로 접착제 제거 수술을 해준 성형외과 전문의 마이클 오벵 박사는 "사연을 듣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브라운은 동영상 시청자들이 모금 운동을 통해 거둬준 약 2만5천달러(약 3천만원) 중 일부는 오벵 박사의 재단에 기부해 응급 수술이 필요한 여성들을 돕는 데 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흑인 여성들이 자신과 자신의 머리카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길 바란다"며 "이번 일을 통해 머리카락이 아니라 머릿 속에 어떤 생각이 있는지가 나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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