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슈라프 대통령, '국내 개최' 주장서 한발 물러서…내달 5일 협상 재개
아프간 평화협상 2라운드도 도하서 개최…'신경전' 끝 정부 양보
평화협상 개최 장소를 놓고 펼쳐진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 간 신경전이 정부 측의 양보로 마무리됐다.

평화협상 2라운드는 외국이 아닌 아프간 내에서 열려야 한다고 주장했던 정부 측이 한발 물러서면서다.

와히드 오메르 아프간 대통령실 수석 고문은 27일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카타르 도하에서 평화협상 차기 라운드가 열리는 것에 대해 동의했다"고 밝혔다고 아프간 톨로뉴스가 보도했다.

오메르 고문은 "이번 결정은 평화협상 대표단과 국가화해최고위원회(HCNR) 측의 제안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이번 라운드를 제외한 차기 라운드 협상은 아프간 내에서 열려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파라이둔 화준 HCNR 대변인도 트위터를 통해 "평화협상 2라운드는 다음 달 5일 도하에서 열린다"고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아프간 평화협상 2라운드도 도하서 개최…'신경전' 끝 정부 양보
지난 9월 12일 도하에서 시작된 이번 평화협상은 양측의 내부 논의 등을 위해 지난 14일부터 일시 중단된 상태다.

이후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은 2라운드 개최 장소를 놓고 신경전을 펼쳤다.

가니 대통령은 차기 라운드 평화협상은 국내에서 개최돼야 한다며 협상 장소 관련 조건으로 고급 호텔이 고려될 때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탈레반 측은 "어떤 결정도 우리의 몫"이라며 가니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했다.

그러자 정부 측이 평화협상 동력 유지를 위해 회담 개최지 이슈에서 한발 양보하고 나선 것이다.

협상 개시 후 율법 이슈 등으로 인해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던 양측은 이달 초 본협상 관련 절차 규칙과 어젠다 예비 목록 등에는 어느 정도 합의를 이뤘다.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이 이러한 형태의 공식 회담 테이블을 마련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그간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가 미국의 꼭두각시라며 직접 협상을 거부하다가 지난 2월 미국과 평화 합의 후 태도를 바꿨다.

미국은 평화합의에서 14개월 내 미군 등 국제동맹군 철수를 약속했고, 탈레반은 아프간에서의 극단주의 무장 조직 활동 방지와 함께 아프간 정파 간 대화 재개 등에 동의했다.

미국은 약 4천500명의 아프간 주둔 미군을 다음 달 중순까지 2천500명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밝힌 상태다.

탈레반은 2001년 미군 공격으로 정권을 잃었지만, 현재 세력을 상당히 회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