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에 中 그림자금융 3년 만에 증가
중국에서 '그림자 금융' 규모가 3년 만에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신용대출이 급증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림자 금융은 은행시스템이 아닌 제2금융권 등에서 이뤄져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대출을 말한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올해 1분기 중국의 그림자 금융 자산이 59조1000억위안으로 지난해 말보다 1000억위안(약 17조원)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2016년부터 중국 당국이 그림자 금융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작년까지 그 규모는 지속적으로 줄어왔다.

대표적인 그림자 금융으로 꼽히는 자산관리상품(WMP)이 지난 1분기 전체 그림자 금융 자산의 43%를 차지했다. 2018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WMP는 고금리를 내걸고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은 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이 자금 차입 통로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아 중국 그림자 금융 확대의 주범으로 꼽혀왔다.

중국에서 그림자 금융은 건설업과 제조업, 인프라 투자 등 산업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연결돼 있다. 그림자 금융으로 흘러간 자금은 부동산 거품을 일으키고 지방정부의 부채도 가중시킨다. 펀드업계와도 맞물려 있어 문제가 생기면 중국의 전체 금융시장을 뒤흔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많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올 들어 중국 기업의 디폴트가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상황이 악화되면 그림자 금융이 뿌리째 흔들리면서 건설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유동성 공급이 마비되고 실물 경기에 한파를 몰고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