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4~27일 노스캐롤라이나 샬럿 예정…코로나 국면서도 현장전대 고집
민주당은 '화상 전대' 검토…트럼프 희망사항대로 될지는 불투명
트럼프, 민주 주지사 '코로나 제동'에 "전대장소 바꿀수도" 엄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오는 8월 24∼2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기로 예정된 공화당 전당대회와 관련, 주지사가 전대 개최 허용에 대한 입장을 조속히 밝히지 않으면 장소를 바꿀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코로나19 관련 제한 조치로 대규모 현장 집회 허용 자체가 불투명해지자 장소 변경 카드로 배수진을 치며 민주당 소속 주지사를 고강도로 압박한 것이다.

미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아직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지 못한 가운데서도 대규모 군중집회 형식의 현장전대 개최 방침을 일단 밀어붙이며 정상화 드라이브에 속도를 내려는 취지로 보이나 전망은 불투명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현충일인 메모리얼데이인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나는 위대한 노스캐롤라이나 주를 매우 사랑한다.

때문에 나는 8월말 샬럿에서 공화당 전당대회를 여는 방안을 고집해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유감스럽게도 민주당 주지사 로이 쿠퍼는 여전히 셧다운 분위기여서 8월까지 행사장에 전체 참석이 허용될지에 대해 보장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말해 우리는 민주당 주지사가 공화당이 해당 공간을 완전히 차지하도록 허용할지 여부를 알지도 못한 채 매우 높은 수준의 행사장을 짓는 데 수백만 달러를 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에 아름다운 노스캐롤라이나로 향하기 위한 계획이 수천 명의 열정적인 공화당 인사들 및 그 외 인사들에 의해 마련되고 있다"며 "주지사는 공간을 완전히 차지하도록 허용할지 여부에 관한 답변을 즉각 그들에게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전대 개최가 창출할 일자리와 경제적 발전에도 불구, 하는 수 없이 다른 공화당 전대 장소를 물색해야 할 것"이라며 "이는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

고맙다, 그리고 나는 노스캐롤라이나 주민들을 사랑한다"고 밝혔다.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발전 등 대규모 행사 개최가 가져올 부수적 효과가 사라질 것이라는 점을 지렛대로 민주당 소속 주지사에 조속한 허용 입장을 압박한 셈이다.

워싱턴포스트(WP),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노스캐롤라이나의 코로나바이러스 규제와 관련해 전대 장소를 옮기겠다고 협박했다고 보도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은 엄숙한 현충일을 공화당 전대를 앞두고 '노스캐롤라이나 철수'를 협박하며 주지사를 욕하는 것으로 시작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몇주간 경제 활동 재개 및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완화 등을 주지사들에 촉구해왔다.

노스캐롤라이나는 지난주 경제 정상화 2단계에 들어갔으나 여전히 대규모 모임은 금지하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당초 7월 13∼16일 나흘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잡혔던 전대를 8월 17일로 시작되는 주로 연기하고 현장 전대 대신 화상 전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현장 전대 개최 방안을 고집해 왔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달 "1만, 2만, 3만명을 한 자리에 불러모을 수 없을지 모른다"며 화상 전대론을 거론했을 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 앞에 나타나고 싶지않아 한다"는 식의 주장을 펴며 그를 조롱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밀어붙이기에도 불구, 코로나19 사태 상황에 따라 현장 전대 개최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실적으로 장소변경이 여의치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