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에 성공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20일 중국이 강요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거부한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차이 총통은 이날 영빈관 격인 타이베이빈관에서 한 취임 연설에서 “우리는 베이징 당국이 일국양제를 앞세워 대만을 왜소화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이는 우리의 굳건한 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안(중국과 대만)이 서로 대등한 관계 속에서 대화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고 더욱 구체적인 공헌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상태 유지가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현상 유지’를 내세운 것은 중국을 강하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평가된다.

차이 총통은 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 사태로 높아진 반중(反中) 정서에 힘입어 지난 1월 총통 선거에서 역대 최다인 817만 표(득표율 57.1%)를 획득해 재선됐다. 임기는 4년이다.

중국은 국가 분열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마샤오광 중국 대만판공실(한국 통일부 격) 대변인은 “우리는 평화통일과 일국양제를 견지한다”며 “우리는 국가의 주권과 영토를 방어할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어떤 국가 분열 행위나 중국 내정에 관여하려는 외부 세력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