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미 위협 증가·대만 독립 움직임' 내세워 증액 주장
22일 열리는 중국 전인대 국방예산 증액 수준 관심 쏠려
미국과 맞선다…"중국 군부, 국방예산 9% 증액 추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군부가 상당한 규모의 국방예산 증액을 추진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오는 22일부터 열리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방비 지출 규모를 밝힐 예정인 가운데 중국 군부가 지난해 국방예산 증가율인 7.5% 또는 그 이상의 증액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한 중국군 소식통은 군부가 원하는 국방예산 증가율이 9%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군 지도부는 (전인대 직전인) 지금까지도 최대 9%의 국방예산 증액을 위해 싸우고 있다"며 "다만 세계 경기와 중국 내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전인대에서는 1조1천800억 위안(약 204조원) 규모의 국방예산이 발표됐지만,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지난해 중국의 국방비 지출을 2천610억 달러(약 320조원)로 추정했다.

이는 미국의 국방비 지출 규모인 7천320억 달러(약 890조원)의 3분의 1을 약간 넘는 수준이다.

중국 군부는 무역전쟁, 기술전쟁에 이어 최근 코로나19 책임론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미국의 위협이 중국 문 앞까지 다가온 만큼 국방예산 증액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들어 미군 폭격기는 남중국해, 동중국해 등을 40여 차례 비행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8차례 펼친 미군 해군은 올해 들어 벌써 4차례나 항행의 자유 작전을 했다.

대만 군사 전문가인 루리시는 "미국과 중국의 상호 불신은 1970년 국교 수립 이후 최악의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맞선다…"중국 군부, 국방예산 9% 증액 추진"

미국과 갈등 외에 중국 군부는 대만 독립주의 세력, 티베트와 신장(新疆) 분리주의 세력의 위협 등을 국방예산 증액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연임에 성공해 이날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지난 2016년 집권 후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부하고 중국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워왔다.

더구나 대중국 강경책을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과 군사 협력을 강화하면서 대만에 대한 F-16 전투기 판매 등을 승인하자 중국 군부의 신경은 더욱더 날카로워졌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일부 중국군 퇴역 장성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도·태평양 지역 미군 항공모함 4척의 운항이 불가능해진 틈을 타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펴고 있다.

2050년까지 인민해방군을 세계 최고 수준의 군대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지닌 중국은 2035년까지 항모 4척 체제를 갖출 계획이며, 055형 유도미사일 구축함, 075형 상륙강습함 등 최신 군함 건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군부는 코로나19 방역에서 인민해방군이 맡은 역할과 청년실업 해결 등을 위해서도 국방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중국군은 지난 1월부터 코로나19 발원지인 우한(武漢)과 후베이(湖北)성에 4천500여 명의 군 의료진을 포함해 수만 명의 병력을 투입, 코로나19 대응의 최전선에서 방역 작업을 펼쳐왔다.

나아가 중국군사의학원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지시에 따라 미국, 유럽 등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또한, 올해 870만 명의 대졸자가 쏟아져나와 취업난이 심각할 것으로 전망되자 중국 정부가 다양한 청년실업 대책을 내놓았는데, 여기에 포함된 '모병 확대'를 위해서도 국방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국 군부의 입장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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