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서 찬성 133·반대 57로 통과

극우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장기집권 중인 헝가리가 성전환자의 성별변경 불법화에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19일(현지 시간) 헝가리 의회가 성전환자의 출생증명서 성별 변경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집권당인 피데스가 추진한 이 법안은 야당의 반대에도 찬성 133, 반대 57이라는 압도적인 표 차로 가결됐다.

야노시 아데르 대통령의 서명 후 이 법안이 발효되면 지난 3년간 접수된 성별변경 신청도 거부된다.

정부 관계자는 "법안은 법적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며 "법안 발효 후에도 자신의 성 정체성을 자유롭게 공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헝가리, 출생증명서 성별 변경 불법화…인권단체 반발
그러나 인권단체들은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헝가리의 성전환자 권익보호단체는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있다.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곳으로 탈출하고 싶어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0년부터 집권 중인 오르반 총리는 반(反)난민 등 보수적인 정책을 앞세워 국내 지지기반을 다져왔다.

헝가리 민법은 동성결합을 인정하지만, 오르반 총리는 동성애자를 겨냥한 혐오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한 인터뷰에선 "사과가 자기를 배라고 불러 달라고 하면 되겠냐"며 동성결혼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오르반 총리의 지지층 사이에서도 동성애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 출생증명서 성별 변경 불법화…인권단체 반발
지난해엔 코카콜라가 동성애에 우호적인 광고사진을 수도 부다페스트에 부착했다가 집권당 일각에서 불매운동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