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출한 의료 보고서 인정 거부…"48시간내 공개하라" 판결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둘러싸고 논란이 가열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상파울루 지역 연방법원의 루시아 페트리 베투 판사는 정부 측 변호인에게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19 검사와 관련된 모든 문건을 48시간 안에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베투 판사는 판결을 이행하지 않으면 매일 5천 헤알(약 110만 원)씩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베투 판사는 정부 측 변호인이 이날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19 검사 결과 대신에 보낸 의료 보고서를 인정하지 않았다.

정부 측 변호인은 대통령 건강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가 지난달 18일 작성한 이 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하면서 "보고서에는 의료진이 대통령의 건강을 관찰하고 있으며, 3월 12일과 17일 이뤄진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이 기록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보고서에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코로나19 검사를 언제 받았고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에 관한 기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연방판사 "대통령 코로나19 검사 결과 공개 안하면 벌금"(종합)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7∼10일 미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뒤 12일과 17일 두 차례 검사를 받았으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만 밝혔을 뿐 문건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23일 세 번째 검사를 받겠다고 했으나 역시 결과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다.

방미 일정을 동행한 인사 가운데 20여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검사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했다.

하원 지도부가 지난 15일 대통령실에 30일 안에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전달했으나 이에 대해서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후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정보공개법에 근거해 대통령의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공개하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베투 판사는 지난 27일 정부 측에 대통령의 코로나19 검사 결과와 관련된 모든 문건을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베투 판사는 "대통령의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정보의 투명성 제고와 정보 접근권을 제약하는 위법 행위"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