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도출 기대"…이들립 정세 악화로 러-터키 대립도 격화

러시아와 터키가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 사태와 관련 일련의 새로운 협의 회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는 이 협의들을 통해 러시아-터키 양국이 이들립 사태 해결 방안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길 바란다는 기대도 표시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타지키스탄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이들립 사태 논의를 위한 러-터키 간 접촉 계획을 설명하면서 "우리는 이 협의들이 (이들립) 긴장완화지대가 실제로 작동하고 그곳의 테러리스트들이 제거되도록 하기위한 합의들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러 외무 "시리아 이들립 사태 논의위한 러-터키 협의들 추진중"
그는 현재 이들립 긴장완화지대에서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이 벌이고 있는 전투는 테러리스트들과의 전투라고 강조하면서 "러시아와 터키 대통령 간에 합의된 협정에 따르면 테러리스트들이 활동할 때 그들에게 대응 공격을 가해선 안 된다는 데 동의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터키 휴전 감시 초소가 배치된 바로 그 지역으로부터 테러리스트들이 러시아 진지나 시리아 정부군 진지, 시리아 민간 시설 등을 공격했다"면서 터키가 테러리스트들을 돕거나 그들의 공격을 용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라브로프는 "군인, 외교관, 보안기관 대표 등이 참여하는 러시아와 터키 양국 간의 지속적인 접촉이 긍정적으로 끝나 테러리스트들이 시리아의 이 지역(이들립 지역)에 터전을 잡지 못하게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그는 그러나 러시아와 터키 간 협의의 구체적 일정이나 수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와 터키는 최근 들어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격화한 시리아 이들립 지역 문제를 두고 대립해 왔다.

이들립 일대는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시리아 정부군에 대항해 온 반군의 마지막 거점이다.

반군을 지원하는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부군을 돕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018년 9월 러시아 소치 회담에서 이들립 일대 휴전에 합의하고 정부군과 반군 대치 전선을 따라 비무장지대를 설치하기로 했다.

과격 조직들을 이들립에서 몰아낸다는 합의도 했다.

터키는 이후 정부군과 반군의 휴전 준수 여부를 감시하기 위해 이들립에 자국군 초소 12곳을 설치해 운영해 왔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군은 지난해 초 옛 알카에다 세력이 이들립 일대를 장악하자 테러 조직 격퇴를 명분으로 공격을 재개했다.

정부군은 반군을 터키 국경 근처까지 몰아붙였으며, 정부군의 공격에 이들립에 배치된 터키군 휴전 감시 병력까지 사망하자 터키가 보복 공격에 나섰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알아사드 정권을 향해 이달 내로 이들립 지역 밖으로 철수할 것을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대규모 군사작전을 벌이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터키가 시리아 정부와의 대화에 적극적인 온건 반군 세력과 테러리스트들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시리아 정부군의 이들립 공격은 테러리스트 격퇴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러 외무 "시리아 이들립 사태 논의위한 러-터키 협의들 추진중"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