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이 올 상반기 아이폰 출하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가량 늘어난 8000만 대 수준으로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역대 최대 규모의 이익을 거둔 애플이 중저가 모델을 앞세워 올해도 공격적인 판매 전략을 펼칠 것이란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주요 부품 업체를 취재한 결과 애플의 올 상반기 아이폰 출하대수가 전년 동기(7000만 대) 대비 14%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난 28일 보도했다. 올 상반기 애플의 아이폰 판매 목표 8000만 대 가운데 1500만 대는 2016년 선보인 아이폰SE의 후속 모델로 채울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의 보급형 아이폰은 다음달 말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가 3월께 출시될 예정이다.

애플은 지난해 가을 출시한 아이폰11의 수요가 여전히 견고한 만큼 나머지 6500만 대는 기존 모델로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대해 애플 측은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1.8%, 화웨이가 18.6%로 13.0%에 그친 애플을 앞서고 있다. 애플은 가격이 비싼 아이폰이 신흥국에서 고전한 것으로 판단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보급형 제품군을 확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애플은 이날 작년 4분기 아이폰과 무선이어폰 에어팟 등의 판매 증대에 힘입어 사상 최대 매출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애플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918억2000만달러(약 108조537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11.4% 증가한 199억7000만달러(약 23조5006억원)를, 영업이익은 9.5% 늘어난 255억6900만달러(약 30조895억원)를 기록했다. 아이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7% 늘어난 559억6000만달러(약 65조8537억원)에 달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정상적인 기량을 되찾았다”고 평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