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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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과 무역분쟁을 빚고 있는 한국 정부가 내년 도쿄올림픽을 정치 분쟁의 장으로 활용할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전범기인 욱일기도 많은 상품에 활용되는 일반적인 디자인이라고 주장해 향후 논란이 거셀 전망이다.

FT는 지난 13일(현지시간) 한국 정부와 시민단체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현에서 올림픽 경기 일부가 개최되는 것을 문제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 재난 지역을 대상으로 한 이 같은 공격이 일본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 FT의 주장이다.

FT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후쿠시마현의 건강 문제는 없다”며 “도쿄올림픽이 2011년 쓰나미와 원전 사고로 피해를 본 지역들이 회복됐음을 보여줄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한국의 이 같은 움직임이 도쿄올림픽을 정치 분쟁의 장으로 끌어들일 뿐 아니라 양국 간 얼마 남아있지 않은 신뢰마저 무너뜨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한국 정부가 도쿄올림픽 경기장에 욱일기 반입을 금지하라며 국제올림픽위원회에 요청하고 있다는 점도 도쿄올림픽을 흔들기 위한 의도라고 주장했다. 욱일기는 일본 제국주의 침략을 상징하는 전범기다. FT는 “한국 정부가 최근 욱일기는 일본 제국 육군이 사용했던 것인 만큼 이웃 국가들에는 역사적 상처를 상기시킨다는 이유로 반입 금지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FT는 “실제로 일본 민족주의자들이 욱일기를 종종 휘두르고 있다”면서도 “욱일기는 많은 상품에 활용되는 일반적인 디자인이며 일본 해상자위대기로도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의 입장을 여과없이 전한 것이다.

강경민 특파원
강경민 특파원
FT의 대주주는 일본 닛케이그룹이다. 일본 최대 경제지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각종 TV 채널을 소유한 닛케이그룹은 2015년 FT는 8억4400만파운드에 인수했다. FT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정기적으로 기사와 칼럼을 주기적으로 교환하고 있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