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운송 업체 페덱스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미국 내 화물 운송 계약을 모두 중단하기로 했다고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 6월 항공 운송 계약을 끊은 데 이어 육상 운송 계약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페덱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더 넓은 전자상거래 시장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아마존과의 계약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아마존과 맺은 미국 외 운송 계약은 유지한다.

전문가들은 아마존이 자체 화물 운송 네트워크를 확대하면서 페덱스 등 배송 업체와 관계가 틀어졌다고 분석했다. 아마존이 페덱스의 고객사가 아니라 경쟁사가 됐다는 얘기다. 아마존은 화물 운송용 항공기를 대거 도입하는 등 자체 배송 네트워크를 확대해왔다.

페덱스는 아마존과 거래를 끊더라도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페덱스의 전체 매출에서 아마존이 차지하는 비율은 1.3% 수준이다. 페덱스는 아마존과 거래를 끊은 뒤 월마트, 메이시스 등 아마존 경쟁사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티시 진델 SJ컨설팅그룹 창업자는 “페덱스는 월마트에 이번 계약 종료를 알리며 월마트의 가장 큰 경쟁사인 아마존과 함께 일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며 “월마트가 페덱스를 핵심 배송 업체로 쓰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도 자체 배송망을 이미 갖추고 있어 페덱스와 계약을 끝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SJ컨설팅에 따르면 지난달 아마존은 전체 배송의 45%를 자체적으로 해결했다. 나머지 28%는 미국 우정국(USPS) 서비스로, 21%는 UPS를 통해 각각 처리했다.

아마존은 “배송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인 혁신에 나서고 있다”며 “배송 업체와의 관계를 다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날 페덱스 주가는 0.3% 하락한 반면 아마존 주가는 0.3% 상승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