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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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오는 7월부터 중국 내수시장에서 철수할 계획이다. 중국 토종업체인 알리바바, 징둥(JD)닷컴 등에 밀려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아마존은 1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유통업체들에게 7월 18일부터 중국 사이트(아마존 차이나)를 통한 판매가 중단된다는 점을 통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마존을 통해 중국외 지역에 제품을 계속 판매하고자 하는 유통업체들은 아마존 글로벌 사이트를 이용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2004년 현지 온라인 쇼핑몰 조요닷컴을 인수해 2011년부터 ‘아마존 차이나’로 이름을 바꿔 운영해왔다.

이에 따라 중국 소비자들은 아마존 차이나를 통해 중국에서 공급되는 상품은 구매할 수 없게 된다. 미국과 영국 등 해외에서 파는 제품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통해 주문할 수 있다. 아마존은 중국 상품 주문처리센터를 폐지하고, 중국 내 유통·소매업자들에 대한 지원도 종료할 예정이다. 다만 아마존은 중국 내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와 전자책 서비스인 킨들 등은 계속 운영한다.

이번 결정은 아마존이 토종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사실상 중국 시장을 접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아이리서치글로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알리바바의 T몰(텐마오)과 징둥닷컴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81.9%였다. 중국 전자상거래 전문 컨설팅업체 아죠야는 “아마존만 취급하는 수입품을 찾는 게 아닌 이상 중국인들이 아마존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며 “T몰과 JD닷컴 만큼 상품을 빠르게 배송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 월마트도 2016년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철수하고 징둥닷컴에 매각했다. 블룸버그는 “아마존이 중국 시장을 포기하고 더 성장성이 큰 인도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