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EU 외교안보대표 면담·EU에 비핵화 추진 브리핑
한·EU "북미대화 모멘텀 유지·비핵화 실질 진전위해 노력키로"
한국과 유럽연합(EU)은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간 대화가 이어지지 않는 것과 관련, 국제사회가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고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지난 20일 브뤼셀에서 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를 예방, 최근 한반도 정세를 평가하고 향후 비핵화 추진 방향에 대해 협의했다고 외교부가 21일 밝혔다.

이 본부장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에 임명된 뒤 EU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국제사회가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고 현재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계속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를 위해 양측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어 이 본부장은 EU에서 28개 회원국 대사들이 참석해 외교 안보 현안을 협의하는 'EU 정치안보위원회'에 참석해 한반도 정세와 향후 비핵화 추진 방향, 정부의 대북정책 등에 대해 비공개로 브리핑을 했다.

이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미대화가 조속히 재개될 필요성을 강조하고, EU 국가들이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이 본부장의 이날 EU 방문에서 대북제재 해제 문제가 논의됐는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정부는 북한의 적극적인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해 북한의 조치에 상응하는 대북제재 해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EU는 북한의 비핵화에 뚜렷한 진전이 있기 전에는 제재를 풀 수 없다는 입장이다.

EU는 지금까지 한반도 비핵화를 지원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은 물론 이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독자적인 대북제재를 결정해 이행하고 있고, 회원국은 물론 전 세계 국가들에 이를 잘 이행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또 EU는 북핵 문제에 대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추진을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어 북한과 대화에 나서고 있는 미국보다도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21일엔 헬가 슈미트 EU 대외관계청 사무총장 등 EU 측 고위급 인사들과 면담을 갖고, 한반도 문제 관련 협의를 이어갔다.

이 본부장은 이날 EU 대외관계청에서 면담을 마친 뒤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번 방문에 대해 "EU 측에선 북한과 미국 간 대화가 언제 어떻게 재개될지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고,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과 미국이 조만간 다시 대화에 나설 움직임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EU를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돕겠다고 나서고 있으나 아무래도 한국의 역할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파리를 거쳐 귀국길에 올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