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프랑스 정부가 추진 중인 주요 7개국(G7) 차원의 최저 법인세율 제도 도입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최저 법인세율은 글로벌 기업들이 탈세를 목적으로 ‘조세피난처’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법인세율 하한선을 정하려는 것을 말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과 회담한 뒤 “미국은 최저 법인세율을 완벽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인세 하한선을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미국은 법인세 과세에서 최하위를 좇을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올해 G7 의장국인 프랑스는 최저 법인세율 도입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앞서 올라프 슐츠 독일 재무장관도 최저 법인세율 방안에 찬성 의사를 나타낸 바 있다. 여기에 미국까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선진국 차원에서 새 조세 체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독일 프랑스 등은 진작부터 다국적 기업들이 막대한 이익을 올리는 국가가 아니라 세율이 낮은 국가에 거점법인을 둬 조세 부담을 편법적으로 낮추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특히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 애플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이 법인세율이 낮은 아일랜드나 룩셈부르크 등에 법인을 설립한 뒤 다양한 자금거래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하고 있는 것에 대한 징세 조치를 논의해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전 세계 평균 법인세율은 21.7%다. 법인세율이 10%가 안 되는 지역은 13곳 정도다.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은 아예 법인세율이 ‘제로(0)’이고 스위스(8.5%)와 헝가리(9%)도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