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명문대 중 하나인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올해 사전입학 전형 합격자 중 중국 고교 출신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0일 보도했다. 미국이 중국의 기술굴기에 대응해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인 유학생이 해킹 또는 간첩 활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해 의도적으로 입학을 제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MIT는 내신 성적과 유학 준비 정도, 희망 전공 등을 따져 매년 700여 명의 신입생을 사전입학 전형으로 선발한다. SCMP에 따르면 올해 합격자 중 중국인 학생이 5명 있지만 이들은 모두 조기 유학을 떠나 미국에서 고교를 졸업했다. 중국에서 고교를 졸업해 MIT에 합격한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MIT는 매년 중국 출신 학생을 선발해왔다. 최근 발표한 스탠퍼드대 합격자 중에서도 중국 고교 출신 학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기술 유출 행위를 둘러싼 미국의 경계심이 높아지면서 중국 출신 유학생까지 잠재적인 스파이로 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 6월부터 로봇 항공 등 첨단 제조업 분야의 중국인 유학생 비자 유효기간을 5년에서 1년으로 단축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백악관이 최근 모든 중국인 유학생의 미국 대학 입학을 금지하는 방안에 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미 국제교육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인 유학생은 미국 대학 외국인 유학생의 32%를 차지한다.

중국 학생들이 학업 성적은 우수한 데 비해 미국 대학이 요구하는 리더십과 시민의식 등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