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샤오핑 딸 "아버지의 애정 각별해"
中 덩샤오핑 부침 함께한 '40년 심복' 왕루이린 별세
덩샤오핑(鄧小平)을 40년 넘게 비서로서 보필하면서 부침을 함께한 핵심 측근 왕루이린(王瑞林)이 88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부주임을 지낸 왕루이린이 지난 8일 베이징의 인민해방군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10일 보도했다.

작고한 중국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의 전성기였던 1980년대에 왕루이린도 큰 영향력을 휘둘렀다.

덩샤오핑을 만나려는 모든 고위 지도자들은 왕루이린을 거쳐야 했다고 그의 지인이 전했다.

중국 공산당 총서기였다가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로 밀려나 자택연금 상태에서 2005년 별세한 자오쯔양(趙紫陽)도 톈안먼 사태 전에 덩샤오핑을 만나려 했지만, 왕루이린이 덩샤오핑의 건강을 이유로 면담을 시켜주지 않았다고 책에서 회고한 바 있다.

1930년 산둥성에서 태어난 왕루이린은 16세이던 1946년 인민해방군(팔로군)에 투신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판공청 비서국이 2009년 펴낸 책에 따르면 왕루이린은 덩샤오핑이 부총리로 임명된 1952년 20세에 그의 비서 일을 시작했다.

왕루이린은 1992년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부주임이 된 뒤에도 여전히 덩샤오핑의 비서 업무를 담당했다.

덩샤오핑의 딸인 덩룽(鄧榕)은 이 책에서 아버지가 과묵했지만, 정이 많았다면서 특히 오랫동안 자신의 비서로 일한 왕루이린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고 전했다고 펑파이(澎湃)가 보도했다.

자식에 대한 혈육의 정과는 다르면서도 매우 비슷했다고 덩룽은 말했다.

왕루이린은 덩샤오핑의 롤러코스터 같은 삶을 함께했다.

덩샤오핑이 문화대혁명으로 실각한 후인 1967년 왕루이린은 노동 교화 시설로 보내졌다.

1973년 덩샤오핑이 부총리로 다시 임명되자 왕루이린도 그의 비서로 복귀했다.

1981년 덩샤오핑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올랐고 2년 뒤 왕루이린을 군사위 판공청 주임으로 임명했다.

전통적으로 중국의 최고 지도자들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측근을 앉히는 자리라고 SCMP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