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군함 '항행의 자유' 작전, 대만선거 후 처음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대만 군사지원 의지 과시 차원인 듯


미국 군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에 다시 나섰다.

대만 국방부는 28일 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의 작전함 한 척과 보급함 한 척이 새벽부터 밤사이에 대만해협의 공해를 북에서 남쪽으로 이동해 통과했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미군 군함의 '정례적 통과'라면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응 태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자유시보(自由時報) 등 대만 언론은 이번 작전에 9200t급 구축함인 스톡데일(DDG-106)함 등이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올해 들어 미국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는 모두 세 차례로 늘어났다.

지난 7월과 10월에도 미국은 잇따라 군함을 보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사실상의 무력시위에 나서면서 대만에 대한 군사적 지원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대만해협 통과는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이끌던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참패한 지난 24일 대만 지방선거 이후 처음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미국이 정치적 지형 변화와 관계없이 대만에 대한 군사적 지원 의지가 굳건하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내달 1일로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대만을 압박카드로 계속 활용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중국은 지난 21일 미국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의 홍콩 입항을 허용하면서 갈등 수위 조절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중국은 대만을 '미수복 지역'으로 간주해 양안 관계(중국과 대만 관계)에 미국을 비롯한 외국 세력이 개입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중국과 대만 섬 사이에 자리 잡은 대만해협은 가장 폭이 좁은 곳이 130㎞가량에 불과해 중국은 이를 자국의 '앞바다'로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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