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형 종합부동산 업체인 스미토모부동산이 함박웃음을 지었습니다. 일본 회계 연도 상반기(4~9월) 기준으로 3년 연속 사상 최고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입니다. 경기개선에 따른 사무실 수요가 늘어난 까닭에 임대로 내놓은 보유 빌딩들이 ‘만실’에 가까울 정도로 공실률이 떨어지고, 임대료가 오른 덕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스미토모부동산의 올 4~9월 연결기준 경상이익은 1170억 엔(약 1조158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일본 회계 연도 상반기 기준으로는 3년 연속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것입니다. 이 회사는 오는 13일에 공식 실적발표를 할 예정입니다.

매출은 5300억 엔(약 5조248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가량 증가할 것으로 점쳐졌습니다. 올해 문을 연 도쿄 오자키가든타워와 오나리몬타워 등 대형 오피스빌딩의 임대료 수입이 추가된 영향입니다. 이들 빌딩은 도심지역 주요 지하철역에 가까운 지역에 자리 잡고 있어, 임대료가 높지만 개관을 하자마자 ‘만실’이 됐다고 합니다.

스미토모부동산이 운영하는 기존 빌딩들에서는 임대료 인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체 수입의 60%이상을 차지하는 빌딩 임대사업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 기업들이 경기개선에 힘입어 인력 채용을 늘리고 있고, 작업 환경 개선에도 눈을 돌리면서 사무실 이전 및 확장 수요가 늘면서 빚어진 현상입니다. 현재 스미토모부동산이 보유한 전체 빌딩의 공실률은 4% 이하라고 합니다. 도심 지역에선 사실상 만실 상태라고 합니다.
앞서 임대 사무실 중개업체인 미키상사가 도쿄 신주쿠구, 시부야구, 미나토구 등 도쿄 도심 5곳의 올해 9월 평균 공실률을 조사한 결과, 공실률이 2.33%로 전월 대비 0.12%포인트 더 낮아진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월별 공실률을 집계한 2002년 1월 이후 최저치였다고 합니다.

스미토모부동산의 맨션(한국의 아파트에 해당)분양 사업도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도쿄 고쿠분지 등에 지하철역에 바로 연결되는 타워형 맨션들이 새로 완공되면서 수익 개선에 기여했다는 분석입니다. 사이타마현 야시오시에도 역세권에 새로 지은 맨션이 인기가 좋았다는 설명입니다.

사무공간 공실률 등은 그 나라 경제 현황의 ‘척도’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얼마 전 올 3분기 서울의 오피스빌딩 공실률이 17.7%에 이른다는 소식도 접한 바 있습니다. 사무용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두 나라간 표정 차이가 양국이 처한 경제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도 듭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