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의 바이에른 주·헤센 주 선거 부진 후폭풍
'포스트 메르켈' 경쟁 가속 예고…새 대표 후보로 카렌바우어 등 거론
메르켈, 총리직 이번 임기까지만 유지…당대표직서 퇴진키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8년간 유지해온 기독민주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네번째로 수행 중인 총리직을 이번 임기까지만 유지하기로 했다.

메르켈 총리는 29일(현지시간) 기민당 지도부 회의에서 2021년 9월까지인 이번 총리직 임기까지만 수행하고 차기 총선에서 불출마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현지 언론이 기민당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한 오는 12월 초 열리는 기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직에 재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2000년 4월부터 기민당 대표직을 맡았고, 2005년 총리직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9월 총선에서 승리하며 연이어 네번째 총리직을 맡고 있다.

이번 임기를 무사히 마칠 경우 16년간 재임하게 돼 한때 정치적 스승이었던 헬무트 콜 전 총리와 함께 독일에서 최장수 총리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이와 함께 메르켈 총리는 유럽연합(EU)에서도 주요 자리를 맡지 않기로 했다.

이런 결정은 기민당이 전날 헤센 주 선거에서 이전 선거보다 11% 포인트 떨어진 27%를 득표하는 데 그친 후 나왔다.

헤센 주는 독일 중심부에 위치한 교통의 요지이자 유럽의 금융·경제중심지 프랑크푸르트가 있고, 인구가 600여만 명이다.

앞서 2주 전 치러진 바이에른 주 선거에서도 기민당의 자매정당인 기독사회당이 이전 선거보다 10% 포인트 떨어진 저조한 득표율로 과반의석 달성에 실패했다.

이에 대연정의 소수파트너인 사회민주당은 헤센 주 선거 직후 메르켈 총리에게 정치 쇄신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등 메르켈 총리가 수세에 몰린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기민당 내부에서는 '포스트 메르켈' 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당 사무총장과 옌스 슈판 보건부 장관은 이미 대표직 출마 의사를 나타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카렌바우어 사무총장은 메르켈 총리와 가까운 사이이나, 기민당 내 우파 진영인 슈판 장관은 메르켈 총리를 비판해왔다.

한때 메르켈 총리의 경쟁자로 2000∼2002년 기민당 원내대표를 지낸 프리드리히 메르츠도 대표직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율리아 클뢰크너 식품농업부 장관과 아르민 라쉐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총리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