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단체·시리아 매체 보고…"중화기 철수 시한 어긴 것"
전문가 "러에 반군 거점 공격 명분 줄 것…터키군, 과격단체 공격할 수도"
시리아 비무장지대 철수시한 임박…"반군, 합의 깨고 포격"
시리아 북서부 '비무장지대' 철수 시한을 앞두고 반군이 러시아와 터키의 합의를 깨고 정부군을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13일(다마스쿠스 현지시간) 밤, 하마주(州)의 비무장지대로부터 인근 정부군을 향해 박격포 공격이 있었다고 보고했다.

이 공격으로 시리아 친정부군 부대원 2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알레포주(州) 비무장지대에서도 반군의 포격이 벌어졌다.

이는 지난달 러시아·터키 정상이 소치에서 도출한 시리아 비무장지대 합의가 처음으로 깨진 것이라고 이 단체는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들립, 알레포 서부, 하마 북부에서 반군과 정부군의 경계를 따라 15∼20㎞ 폭으로 비무장지대를 창설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이달 10일까지 비무장지대에서 모든 중화기를 빼내고, 15일까지 테러조직 등 과격 조직을 철수시키기로 했다.
시리아 비무장지대 철수시한 임박…"반군, 합의 깨고 포격"
10일 터키 정부와 친(親)터키 반군은 중화기 철수 시한이 지켜졌다고 밝혔으며, 시리아인권관측소도 비무장지대 안에서 중화기가 포착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들립의 60%를 통제하는 반군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은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현실을 고려해 중화기 철수 합의를 따른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조직원 철수 시한을 이틀 앞두고 벌어진 포격으로 반군이 중화기 철수 합의를 완전히 이행하지 않았고 휴전 합의도 깬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시리아 친정부 언론도 휴전이 명백히 깨졌다고 지적했다.

일간지 알와탄은 알레포 곳곳에서 철수 대상인 로켓포와 박격포 공격을 받았다고 14일 보도했다.

AFP도 알레포주 서부에서 박격포 공격이 있었다고 전했다.
시리아 비무장지대 철수시한 임박…"반군, 합의 깨고 포격"
비무장지대 합의가 이행되지 않는다면 반군의 마지막 주요 거점 이들립에서 러시아·시리아군의 공격이 재개될 우려가 제기된다.

시리아군은 12일, 반군 전투원 근처에 있지 말라고 경고하는 문자 메시지를 이들립 주민의 휴대전화로 대거 발송했다.

문자 메시지 문구는 "전투요원으로부터 떨어져 있으라. 그들의 정해진 운명이 가깝다", "테러분자들이 여러분을 인간방패로 삼지 못하게 하라" 등이다.

터키 소재 싱크탱크 옴란센터의 시리아 전문가 나와르 올리버는 "HTS가 합의에 훼방꾼이 되려 한다면 상황은 두 가지 시나리오 중 하나로 흐를 것"이라면서 "하나는 터키군과 친터키 반군이 HTS를 상대로 군사작전을 전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러시아군이 명분을 확보하고 이들립으로 진격하는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