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파나마 운하의 LNG선 통행료 수입이 전년보다 11배 늘어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나마운하청에 따르면 미국은 2016년 처음으로 파나마 운하를 통한 LNG수출을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수출량이 600만t에 달했다. 이에 따라 파나마 운하의 LNG선 통행료 수입도 2016년 490만달러에서 지난해 5410만달러로 늘었다. 액화석유가스(LPG)선 통행료 수입도 5200만달러에서 1억2800만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물동량이 급증한 것은 셰일가스 덕분에 미국이 LNG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바뀐 데다 2016년 파나마 운하 확장으로 미 텍사스주 일대 에너지 회사들의 수출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미국은 2009년 LNG 생산량에서 러시아를 제쳤고, 2013년에는 원유 생산량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능가했다. 미국을 출발한 LNG선은 파나마 운하를 지나 세계 1~3위 수입국인 일본, 중국, 한국으로 향한다. LNG는 일본과 한국에선 대부분 LNG발전소 연료로 쓰인다.

미국 에너지 기업들은 LNG의 46%, LPG의 46%를 파나마 운하를 통해 수출하고 있다. 파나마 운하 통행료가 비싸 동아시아까지 운반하는 데 대서양~수에즈 운하로 돌아가는 것과 맞먹는 비용이 들지만 운송 기간을 열흘 이상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파나마 운하를 이용한 미국의 LNG 수출 규모는 작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중국이 ‘대기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LNG 수입량을 급속도로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한국을 누르고 세계 2위 LNG 수입국으로 떠올랐다. 다만 미·중 통상 분쟁이 변수다.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LNG 수입을 줄이면 파나마 운하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