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선언…법질서 유지하려 러 헌병 주둔
서방언론 "'독가스 참사' 사실확인 어려워질 수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지휘하는 시리아 정부군이 동(東) 구타 내 두마를 반군으로부터 완전히 빼앗아 장악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러시아 관리를 인용,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두마는 시리아 반군의 동구타 내 마지막 점령지로, 지난 7일 화학무기 공격에 따라 주민 수십명이 숨지는 참사가 빚어진 마을이다.

시리아 내 러시아 평화·화해센터의 책임자인 유리 예브투셴코 소령은 "두마 마을 건물에 시리아 국기가 게양돼 시리아가 이 지역, 나아가 전체 동구타 전역을 통제한다는 점을 알렸다"고 말했다.

러시아 리아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두마에 러시아 헌병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러시아 헌병이 두마에서 법질서를 보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 헌병이 두마를 점령하면 화학무기 사용에 따른 민간인 참사의 책임을 물을 진상조사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시리아 정부군 '화학무기 공격' 두마 완전 장악"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은 화학무기 살포가 정부군의 소행이라며 그간 아사드 정권을 비호해온 러시아를 비판해왔다.

그러나 러시아와 시리아는 이 같은 의혹 제기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진상조사를 위해 미국이 제출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을 행사했다.

미국도 러시아가 자국 입장을 강조하며 안보리에 제출한 진상조사 결의안을 똑같이 거부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두마 의료시설에 있는 환자 500여명을 검사한 결과 독성물질에 노출된 증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제기구가 두마 참사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으나 계획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문은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조사단 파견을 밝혔으나 시리아 정부군이 점령한 까닭에 현장에 들어갈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FT는 "OPCW가 만약 현장에 접근하더라도 조사결과를 내놓으려면 몇 주가 걸릴 것"이라며 작년 4월 시리아 칸셰이쿤 참사 때도 사용된 화학무기가 사린가스라고 확인하는 데만 3개월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두마를 점령한 정부군이 조사진행을 막거나 증거를 인멸하려고 할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FT는 두마에서 화학무기 참극이 빚어진 직후 시리아 정부가 현지 통신선을 의도적으로 잘랐다는 의혹을 소개했다.

현지에서 활동하는 구호단체인 시리아미국의료협회(SAMS)의 아마드 타라크지 회장은 "두마 주민들이 정부 입장에 맞서는 의견을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AMS는 이번 참사를 처음으로 알린 단체 가운데 하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