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트럼프 케미' 커들러, 정책적 영향력 주목
'백악관 교두보' 확보한 자유무역론…보호무역 톤다운 이어질까
차기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 내정된 래리 커들로(71)는 전형적인 보수진영 인사로 분류된다.

이른바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보수주의자로, 보호무역주의에는 비판적이다.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반발하다가 물러난 게리 콘 전임 NEC 위원장과 '정책적 닮은꼴'인 모양새다.

그동안 '콘의 낙마'는 보호무역 진영의 압승으로 비쳤다.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과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OTMP) 국장,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까지 '매파 3인방'이 통상정책의 주도권을 쥐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아예 나바로가 NEC 위원장으로 직행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커들로 발탁'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노선에 변화를 가할 수 있는 교두보를 지켜낸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 출신의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이 자유무역론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대외적으로는 보호무역론의 목소리가 한층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므누신 장관으로서는 백악관 내 정책적 우군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커들로가 트럼프 대통령과 매우 친밀한 '골수 트럼프맨'이라는 점은 주목되는 부분이다.

커들로는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표명했으며 수년간 비공식 경제참모로 활약했다.

당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와 충돌할 수 있지만, 특히나 인간적 '케미'(chemistry·궁합)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설득력 있는 소통창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커들러의 '관세반대 입장'에 대해 "그의 견해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백악관 교두보' 확보한 자유무역론…보호무역 톤다운 이어질까
'예측불허 스타일'의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자칫 보호무역 일변도로 인한 정치적 리스크를 분산하고 정책적 선택지를 넓히는 노림수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동시다발적인 보호무역 정책으로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표심을 공략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경직된 보호무역론은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종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철강 지대'인 펜실베이니아 연방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공화 후보가 초박빙의 양상을 보인 게 대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서 20%포인트 차로 압승한 곳이다.

미국 안팎의 거센 역풍을 무릅쓰고 철강 관세라는 초강수를 던졌지만, 선거 판세에서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다.

일단은 매파 보호무역론자들의 협공으로 정치적 입지가 위축된 자유무역진영. 커들러의 백악관 입성으로 반격의 여지를 열어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