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충돌 방식으로 동시에 10발까지 요격, 연말이나 내년 초 배치

러시아가 200㎞ 상공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10발까지 동시 요격할 수 있는 최첨단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조만간 실전 배치한다.

미국의 군사 전문매체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TNI)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국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와 유사한 'S-500 트리움파터'(Triumfator) 요격 미사일 체계를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 중에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776N-N과 776N-N1 두 종류로 구성된 이 체계는 이미 실전 배치된 S-300과 S-400 후속타로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계에 대응해 러시아가 야심 차게 개발해온 5세대 미사일로 ICBM뿐만 아니라 인공위성도 파괴할 수 있다.

국영 군수업체 알마즈―안테이가 설계·제작한 최대 사거리 600㎞의 S-500은 초속 7㎞의 속도로 날아오는 ICBM을 사드처럼 탄두와의 직접 충돌(hit-to-kill) 방식으로 파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거리 40∼400㎞인 중거리 방공미사일 S-400의 축소형인 S-500 포대는 이동식발사대(TEL)와 특정 탄도미사일에 대응하는 데 각각 최적화된 4대의 레이더 차량, 1∼2대의 지휘 차량 등으로 구성된다.

정찰위성의 탐지를 방해하기 위해 특수 제작된 컨테이너에 든 S-500은 또 가변주파수를 사용하는 안전 통신체계 덕택에 적의 전자전 공격을 차단할 수 있다.

그러나 F-22 '랩터', F-35 '라이트닝 II,' B-2 '스피릿' 등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와 전략폭격기에 대한 요격 능력은 소문과 달리 제한적이다.

스텔스기 탐지가 가능한 저 광대역(low-bandwidth) 레이더를 갖췄지만, 장거리에서 요격이 어렵다.

이는 ICBM 등 탄도미사일 요격을 전문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TNI는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조기경보기(AWACS)나 전자전 전문기처럼 원거리에 있는 스텔스 기능을 거의 갖추지 않는 대형기체는 어렵지 않게 요격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러시아는 S-500 체계가 전략 방어 성격을 가진 점을 고려해 첫 번째 포대를 수도 모스크바나 인근이나 중앙 러시아 지역에 배치할 계획이다.

또 해군용 S-500 체계를 오는 2023∼2025년 기간에 핵 추진 '리더'(Leader)급 구축함에 탑재하기로 했다.

배수량 1만7천500t, 길이만 200m인 이 함정은 웬만한 순양함보다 더 크며, 함대함 미사일 72발 등 모두 200발의 미사일을 적재할 수 있는 막강한 화력을 갖췄다.

TNI는 러시아가 종합방공망 구축작업의 하나로 S-500을 S-400과 S-300으로 함께 묶어 다층(多層)요격 망을 구축할 계획이라면서, 그러나 이 신형 요격 미사일 체계의 실전배치로 미국이 한국에 배치를 추진 중인 사드 체계에 대해 반론을 펴기가 어렵게 됐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그러나 S-500 체계를 해외가 아닌 러시아 영토 내에 배치하기 때문에 사드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강변하고 있다고 TNI는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는 올 연말까지 S-400 방공미사일 연대 16개를 운영할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2007년 실전 배치된 S-400은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과 전술탄도미사일, 군용기 등을 모두 파괴할 수 있다.

특히 레이더에 거의 걸리지 않는 미국의 B-2 폭격기, F-117 폭격기, F-35 전투기 등 스텔스기들을 탐지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이론적으로는 비행물체라면 무엇이든 격추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지난해 시리아 공습 작전에 투입돼 위력을 발휘한 S-400은 중국에도 공급된다
영국의 군사 전문매체 IHS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도 러시아가 순항미사일과 드론을 함께 무력화할 수 있는 사거리 70㎞인 중고도 지대공미사일 체계인 Buk-M3 1개 대대를 실전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Buk-M3는 여단이나 사단급 야전부대서 운영되며, 1개 대대가 최소 100개가 넘는 표적을 동시에 요격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