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 출신 대통령의 등장으로 기업 운영과 대통령직 수행에 따른 이해상충 문제가 본격 불거질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는 부동산 개발과 호텔, 카지노, 콘도미니엄, 골프장 분야 사업체를 거느리는 ‘트럼프그룹’을 소유하고 있다. 그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그룹 운영은 누가 맡을지, 소유 주식은 어떻게 처리할지 등이 논란으로 떠오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주요 언론은 대선 전부터 트럼프의 이해상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식 백지신탁의 필요성을 거론해왔다.

주식 백지신탁이란 고위 공직자의 공무수행상 공적, 사적 이해충돌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보유 주식을 매각 또는 백지신탁하도록 한 제도다. 백지신탁은 공직자가 재임기간 중 자기 재산의 관리와 처분을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것이다.

현행 미국 선거법에는 대통령의 주식 백지신탁을 강제하는 규정이 없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존 F 케네디, 조지 W 부시 등 직·간접적으로 기업 운영에 연관된 전직 대통령은 취임 전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모두 매각하는 방법으로 이해상충 문제를 해소했다.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아이들에게 주식과 그룹 경영을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자녀들이 경영 일선에 있는 것만으로도 이해상충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애런 프리드버그는 “정치와 사업의 모호한 경계에 있는 사람들을 트럼프의 자녀들이 만나는 것은 이해상충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