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명 사망ㆍ가옥 4만 채 파손…일부 지역 복구 착수
오바마, 12개 패리시 '연방 재난지역'으로 지정ㆍ선포


지난 주말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주를 강타한 폭우에 따른 홍수 사태로 최소 11명이 사망하고 가옥 4만여 채가 파손되는 등 침수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이틀간 무려 609㎜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인근 강이 범람해 루이지애나 주 남부 일대의 주택과 기업의 사업장이 대부분 침수됐다.

존 벨 에드워드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이날 연방재난관리청(FEMA)과 공동으로 연 기자회견에서 "역사적인 홍수로 4만 채에 육박하는 가옥이 파손되고 족히 3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비가 그친 뒤 일부 지역에서 이재민들이 귀가하고 피해 복구가 시작됐지만, 강 하류 지역에서 여전히 홍수가 이어질 수 있다"면서 당국에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고 당부했다.

실제로 미국 기상청은 이날 루이지애나 남부 지역에 새로운 홍수 경보를 29건 발령했다.

단전과 단수로 긴급 대피소에 체류했던 이재민은 최대 1만4천 명에 이르렀으나, 이날 현재 8천 명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오가는 사람이 많아 대피소 체류 인원수는 여전히 유동적이다.

루이지애나 주립대를 비롯한 최소 4개의 학교 기관이 홍수로 문을 닫았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루이지애나 주 12개 패리시(카운티처럼 시를 묶은 행정구역)를 연방 재난지역으로 지정했다.

이와 관련, 에드워드 주지사는 9개 패리시를 추가해 모두 21개 패리시에 연방차원의 재난 지역 선포를 내려달라고 연방정부에 요청했다.

에드워드 주지사는 전날 관할 64개 패리시 중 절반에 육박하는 30개 패리시에 주 차원의 재난 사태를 선포한바 있다.

실제로 홍수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당한 지역은 배턴 루지 동부에 있는 리빙스턴 패리시다.

5만여 가구(주민 13만8천 명) 밀집한 이 지역에서 지난 사흘간 635㎜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전체 가옥의 75%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전했다.

홍수 사태로 리빙스턴 패리시 주민 1만5천여 명이 긴급 구조됐고, 이 가운데 5천여 명이 여전히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제이슨 아드 리빙스턴 패리시 경찰국장은 "지금까지 카트리나, 리타, 아이작 등 숱한 허리케인 피해를 겪어왔지만, 이번 홍수 사태는 지금까지 경험한 피해 중 가장 혹독하다"고 말했다.

배턴 루지 남동부 어센션 패리시도 전체의 30%를 웃도는 1만5천여 가구가 침수됐다.

특히 이 지역의 저지대는 전날 밤 애마이트 강이 범람하면서 급류가 4.5m의 제방을 타고 넘어 긴급 대피령이 발령됐다.

애마이트 강 수위는 홍수 경계수위인 9m를 훌쩍 넘겨 14m에 육박하고 있다.

리처드 웨브레 국토안보부 어센션 패리시 지부장은 "애마이트 강 수위는 향후 48시간 이내에 최고 수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도시 전체가 물에 잠겨 이후 11년간 크나큰 복구 후유증에 시달린 뉴올리언스는 이번에는 홍수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지 USA 투데이는 숙박 서비스기업 에어비앤비가 홍수 피해로 오갈 데 없는 루이지애나 주민들이 자사에 등록된 숙박 시설을 14일부터 9월 4일까지 무료로 머물 수 있도록 알선하는 웹페이지를 개설했다고 소개했다.

거처를 알아보는 이재민과 이재민에게 숙소를 내줄 소유주들은 에어비앤비 긴급 숙박 웹페이지(http://www.airbnb.com/disaster/louisianaflooding)를 방문하면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다.

홍수 사태 이후 각종 전염병이 발병할 소지가 큰 상황에서 에드워즈 주지사는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모기 창궐에 따른 지카 바이러스 확산 우려를 제기했다.

반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폭우가 모기 개체 수를 크게 떨어뜨린다면서 루이지애나 주에서 모기를 매개로 한 지카 전염이 이뤄질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장현구 특파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