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투표 실시엔 반대 우세…"승리 확신하며 재투표하기엔 부족"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가 가결된 이후 스코틀랜드의 여론도 들썩이고 있다.

독립을 추진한 2014년 국민투표 때보다 지지 여론이 뜨거워 재투표가 이뤄지면 가결 수준에 이른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매체 데일리레코드는 전날 서베이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독립을 위한 국민투표를 당장 다시 하면 54%가 찬성, 46%는 반대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데일리레코드는 2014년 반대를 했던 사람 절반에 해당하는 5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의견을 바꾼 셈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스코틀랜드 주민투표는 반대 55%, 찬성 45%로 부결된 바 있다.

다른 스코틀랜드 매체 선데이포스트 조사에서는 독립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59%에 달했다.

반대는 32%, 잘 모르겠다가 9%였다.

특히 25세 미만 응답자의 75%는 독립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데이타임스의 조사에서도 독립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52%로 반대(48%)보다 많았다.

지난 23일 브렉시트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에서 스코틀랜드는 62%가 잔류를 지지했다.

니콜라 스터전 자치정부 수반은 지난 24일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나온 직후, 독립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다시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언급했다.

다음날에는 "2014년 우리가 남기로 했던 영국은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EU에 남는 데 필요한 모든 수단을 추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서베이션의 같은 조사에서는 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다시 하는 데는 머뭇거리는 모습이 목격됐다.

응답자 44.7%는 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다시 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혀 재투표에 찬성한다는 응답(41.9%)보다 많았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존 커티스는 "스코틀랜드인 다수가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했고 현재는 독립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스터전 수반이 승리를 확신하고 재투표를 하기에는 여전히 적은 숫자"라고 분위기를 분석했다.

영국(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은 정식 국가 명칭에서 보듯 그레이트브리튼 섬의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 그리고 아일랜드 섬 북부의 북아일랜드 등 4개 나라의 연합국으로 오랫동안 정치적 기 싸움을 해왔다.

스코틀랜드 왕조는 1707년 잉글랜드 왕좌와 병합돼 영국 연방의 일원으로 지내오면서 자치권을 늘리기 위한 목소리를 끊임없이 높여왔다.

이번 국민투표에서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에서는 잔류 지지가,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는 탈퇴 지지가 높게 나왔다.

스코틀랜드 주민들은 독립하면 EU에 잔류할 수 없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주민투표를 부결시킨 뒤 이번 브렉시트 결정에 맞닥뜨리자 적지 않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mi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