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노린 폭로" 크렘린궁 주장에 반박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 회피처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를 공개해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이번 폭로가 애초부터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란 크렘린궁의 주장을 반박했다.

ICIJ 제라드 라일 대표는 4일 러시아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파나마 페이퍼스가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란 크렘린궁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보다시피 이것(폭로 자료)은 러시아에 관한 역사가 아니라 역외 조세회피처의 역사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앞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로시야' 은행과 측근인 거장 첼리스트 세르게이 롤두긴 등을 통해 2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조세 회피 지역에서 비밀리에 거래한 것으로 보인다는 ICIJ 폭로와 관련 "미국 국무부나 중앙정보국(CIA) 출신 기자도 많다"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페스코프는 "ICIJ 자료에 다른 나라 정상들과 스포츠 선수 등의 이름이 포함돼 있음을 안다. 하지만 이같은 공격의 주요 목적은 무엇보다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을 향한 것임이 분명하다"면서 "다른 나라 정상들의 이름도 거명되지만 푸틴 대통령은 사진이 게재됐다.

바로 푸틴과 러시아, 러시아의 안정성, 다가오는 선거 등이 주요 표적이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같은 폭로가 러시아의 9월 총선과 2년 뒤에 있을 대선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폭로는 일차적으로 푸틴 대통령을 겨냥하고 2차적으로 러시아의 정치적 안정을 훼손하려는 선전전"이라고 지적했다.

라일 대표의 발언은 이같은 크렘린궁의 발표를 반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라일은 폭로 자료에 미국 정치인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유감스럽게도 그러한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하지만 조만간 기업인 등 다른 미국인들의 이름은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CIJ와 파트너 언론사들이 향후 일주일 동안 계속해서 새로운 자료들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