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난 이란 시위대 >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활동해온 시아파 성직자 셰이크 님르 바크르 알님르 처형에 분노한 이란 시위대가 2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에 있는 사우디 대사관을 공격하고 있다. 사우디는 알님르를 포함해 총 47명을 반정부 테러 혐의로 처형했다. 테헤란AFP연합뉴스
< 성난 이란 시위대 >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활동해온 시아파 성직자 셰이크 님르 바크르 알님르 처형에 분노한 이란 시위대가 2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에 있는 사우디 대사관을 공격하고 있다. 사우디는 알님르를 포함해 총 47명을 반정부 테러 혐의로 처형했다. 테헤란AFP연합뉴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을 자처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반정부 지도자 셰이크 님르 바크르 알님르 등 시아파 유력인사를 처형하면서 중동 일대의 종파 갈등이 거세게 휘몰아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내무부는 2일(현지시간) 반정부 테러 혐의로 알님르 등 시아파 인사 4명을 포함한 피고인 47명의 사형을 집행했다.

알님르는 사우디에서 소외된 시아파의 권리를 요구해온 성직자다. 2011년 ‘아랍의 봄’ 물결 당시 사우디 동부 알와미야에서 반정부·민주화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사형이 선고됐다. 시아파 맹주 이란은 수차례 알님르의 사면을 요구한 상황이어서 사사건건 대립해온 시아파와 수니파 간 충돌이 거세질 조짐이다.

이란 외무부는 “사우디는 테러리스트와 극단주의자를 지원하면서 국내에선 압제와 처형으로 비판세력에 대응한다”고 비판했다. 이란 정부는 또 사우디 대사대리를 불러 이번 사태에 강력하게 항의했으며, 사우디도 이란 대사에게 “내정 간섭하지 말라”고 응수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선 시위대가 사우디 대사관에 돌과 불붙은 물건을 던지고 사우디 국기를 찢으면서 격렬하게 항의했다.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알님르의 사형 집행을 ‘암살’에 비유하면서 사우디를 비난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대표는 “알님르 처형은 이미 중동 전체에 큰 피해를 입힌 종파 갈등을 더욱 키우고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