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성명보다 표현 강도 높아져

18일(현지시간) 발표된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성명의 북한 관련 부분은 지난해 성명과 비교할 때 6자회담 조기개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최근 국제사회 현안으로 떠오른 탈북자 송환문제가 처음으로 거론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북한의 핵개발 포기를 촉구하는 어조가 더 강경해졌고 직접적으로 제재를 언급한 점도 의미를 둘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G8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표현의 강도는 달랐다.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법으로 포기함으로써 국제적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must)고 명기, 핵 프로그램의 포기와 국제적 의무 준수를 '강력히 촉구'(urge)한 지난해 성명보다 수위를 가일층 높였다.

정상들은 이어 북한이 신뢰할 만하고 진정한 다자회담에 참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핵문제 해결의 유효한 틀로서 6자회담 개최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또 북한이 지켜야 할 의무사항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뿐 아니라 2005년 제4차 6자회담에서 채택된 9·19 공동성명을 언급했다.

9·19 공동성명은 19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재확인하고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 계획을 포기하고 핵무기비확산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에 복귀할 것을 공약한 성명이다.

북한이 이 같은 의무사항을 지키지 않을 경우 G8 정상들은 국제사회에 대북제재의 완전한 이행을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지난해 성명에서 유엔 회원국에 안보리 (대북)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는데 동참하라고 요청하겠다는 표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공동성명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최근 국내외적으로 문제가 됐던 탈북자 강제북송 사태에 대해 공식적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의 조치를 촉구한 대목이다.

이는 탈북자 북송문제를 주요 선진국 정상들이 모인 국제 정치무대에서 공식 의제화하는 의미를 갖는 것이어서 앞으로 관련 이슈가 불거졌을 경우 북한을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북한 인권과 관련한 이슈로는 납치자와 정치범 수용소 문제만이 거론됐지만 이번 G8 정상회담을 계기로 탈북자 문제가 새로운 어젠다로 추가됐다고 볼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ra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