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높은 총기 규제 대책을 추진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총기 규제 지지자들에게 사냥 전통 등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총기 소지권을 옹호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더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기 규제 조처에 대한 미국민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으려면 총기 소지권에 찬성하는 보수주의자들을 달래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시사 격주간지 뉴리퍼블릭과 인터뷰에서 "총기 규제에 찬성하거나 관련 법안을 제안한 사람들이 총기 소지 권리를 규정한 수정헌법 제2조 옹호론자들의 목소리를 더 경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자신은 미국의 전통인 사냥을 깊이 존중하며 엄격한 총기 관련 법안을 지지한다고 해서 이런 전통까지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총을 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캠프 데이비드(대통령 전용별장)에서 늘 스키트 사격을 한다.

어린 여성을 제외하고 손님들도 동참한다"며 "나는 미국에서 여러 세대에 걸쳐 내려온 전통인 사냥을 깊이 존중한다.

이를 무시하는 것은 큰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도시와 시골 지역에서 총의 본질은 매우 다르고 그 틈을 좁히는 게 앞으로 몇 달간 가장 큰일이 될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총기 규제 지지자들이 여느 때보다 더 총기 소지권을 옹호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네티컷주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의 총기 참사를 계기로 오바마 행정부와 의회 민주당은 반자동 공격 무기와 대용량 탄창 등의 제조 및 거래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미국총기협회(NRA) 등 총기권 옹호 단체나 의회 공화당은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