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서울 정상회의 이틀째인 12일 각국 정상들은 분 단위로 짜여진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이른 아침부터 1시간 단위로 이어진 5개 세션을 소화하며 세계경제와 금융안전망,개발 이슈 등에 대해 쉴 틈 없이 토론했다. 점심식사도 회의를 겸한 '업무오찬'으로 진행됐다.

이날 오후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선언 발표로 공식 행사는 종료됐지만 정상들과 배우자들은 오후 6시30분 특별만찬에서 다시 한 번 우의를 다졌다. 차기 의장국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전날 회의에 참석치 못한 데 양해를 구하며 농담을 던지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오전 8시.이명박 대통령이 서울 코엑스에 들어섰다. 이어 20명의 각국 정상(브라질 2명)과 초청국 정상,국제기구 수장 등 33명이 차례로 도착했다. 11일 저녁에는 국제기구 수장중 가장 역사가 짧은 마리오 드라기 금융안정위원회(FSB)이 가장 먼저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행사장에 도착했지만 이날은 역순으로 입장이 이뤄졌다.

서울 시내 12개 호텔에 나눠 묵은 정상들 중 코엑스인터컨티넨탈 호텔에 숙소를 둔 인사들이 도보로 먼저 행사장에 들어섰다. 이어 자동차를 타고 온 정상들이 속속 입장했다. 이들이 모두 도착하는데 50여분이 소요됐다. 일부 정상들의 지각 사태도 벌어졌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정상 중 마지막으로 예상시간보다 30분 늦게 도착했다. 남대문 한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낸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출근길 차가 남대문 근처에 몰린 데다 세계 정상급 33명 인사가 한꺼번에 코엑스로 몰려 차도가 중간중간에 통제돼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들은 오전 9시 코엑스 3층 D홀에 마련된 전체 회의장(plenary)으로 이동해 오전 세션을 진행했다. 사전에 마련된 배치에 따라 이 대통령 오른편에는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왼편에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앉았다. 이들 뒷자리에는 관계자들이 배석했다. 최근 당선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현직의 룰라 대통령 뒤에 앉아 회의를 지켜봤다. 회의는 이 대통령의 시작 발언만 영상으로 공개되고 이후엔 비공개로 진행됐다.

◆…오전 2개 세션을 소화한 정상들은 11시 코엑스 3층 오디토리움에서 '패밀리 포토'라고 이름지은 단체 사진을 촬영하며 잠시 숨을 돌렸다. 의전 서열에 따라 취임한 지 오래된 후진타오 중국 주석(2003년 3월 취임)과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2004년 7월)등은 제일 앞줄에,최근에 취임한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올해 6월),간 나오토 일본 총리(올해 6월) 등은 제일 뒷줄에 섰다.

◆…낮 12시30분,정상들의 점심식사가 준비됐다. 업무를 겸한 오찬이었기 때문에 식사는 간단했다. 논의 주제는 금융위기 이후 줄어든 무역 규모를 늘리는 법과 지구온난화 등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오찬장에서는 좌석 순서가 다시 한번 바뀌었다. 이 대통령 양편에는 룰라 브라질 대통령과 후 중국 국가주
석이 자리했다.

◆…정상들은 업무오찬 후 숨돌릴 틈도 없이 2개 세션을 소화했다. 4세션은 금융규제 개혁,5세션은 에너지·반부패가 의제였다. 이번에 처음 시도한 비즈니스 서밋 논의 내용도 5세션에서 정상들에게 보고됐다. 정상들은 오후 3시 모든 논의를 끝마치고 서울선언문 최종안에 합의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서울선언 발표였다. 이 대통령은 오후 4시 코엑스 1층 기자회견장으로 내려와 내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서울선언을 발표했다.

이상은/안대규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