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2008년 8월 한국의 에너지 기업인 유아이 에너지가 주도하는 투자 컨소시엄에 자문해 주고 거액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영국 데일리 메일 온라인판이 18일 보도했다.

블래어 전 총리는 또 '사업상 민감'하다는 이유로 유아이 에너지 컨소시엄에 자문해준 일을 공개하지 말라고 전직 총리들의 활동을 감시하는 사업활동자문위원회(ACBA)에 압력을 넣었으며 이에 따라 블레어 전 총리의 퇴임 후 활동 중 일부가 뒤늦게 밝혀졌다고 데일리 메일은 밝혔다.

블레어가 유아이 에너지로부터 얼마를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수십만 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아이 에너지는 이라크 유전지대인 쿠르디스탄 지역에 가장 많이 투자한 기업 중 하나다.

이 회사는 보브 호크 전 호주 총리를 비롯해 미국의 유력 정치인들을 고문으로 두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내세우고 있으나 블레어 전 총리의 자문 사실은 이례적으로 비밀에 부쳤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아울러 쿠웨이트 왕가들을 위해 자문해 주고 100만 파운드를 받았으나 ACBA는 쿠웨이트 정부의 요청으로 이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왔다.

ACBA는 당초 블레어 전 총리 등의 요청에 따라 퇴임 후 수입활동 내역 중 일부를 20개월간 공개하지 않았으나 더 감춰두기는 어렵다고 판단, 수입내역을 전날 공개했다.

ACBA의 자료에 따르면 블레어 전 총리는 2007년 6월 퇴임 후 지금까지 연금을 포함, 약 2천만 파운드를 벌어들였다.

회고록 사전인세로 460만 파운드를 받은 것을 비롯, 2008년부터 JP모건으로부터 상담료로 매년 200만 파운드를 받았다.

또 중국에서 한 차례 강연하고 20만 파운드를 버는 등 강연료만도 1회에 10만 파운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블레어 전 총리의 사업활동은 실체가 불분명한 기업 및 제휴관계들에 의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그의 정확한 수입내역을 산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블레어 전 총리를 비난하는 측은 그의 수입 중 상당부분이 미국과 중동의 후원자로부터 나왔다며 이는 그가 미국의 이라크 침공 때 '부시의 푸들' 역할을 자임한 데 따른 보상 성격이 짙다고 공격했다.

한편 야당인 토리당(보수당)의 더글러스 카스웰 의원은 "전직 영국 총리가 외국의 거대 석유회사로부터 거액을 받았으나 우리는 그 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며 "현재도 그가 얼마를 받았는지, 그 회사가 뭘 얻었는지 알지 못한다"고 블레어 전 총리의 태도를 비난했다.

(서울 연합뉴스) 신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