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테러고위관계자, CBS 인터뷰서 밝혀

미국 정보당국은 알카에다의 `크리스마스 기습공격' 감행 계획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지만 구체적인 사실들을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이를 모의단계 수준으로 파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대테러 고위관계자는 30일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정보당국이 알카에다가 크리스마스에 기습공격을 감행할 것이라는 조짐을 감지했지만 디트로이트행 노스웨스트 항공기 테러기도 사건을 사전에 막을 정도의 구체적인 정보를 취합하지는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이 고위관계자는 "우리는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이 일어날지에 연관성을 찾지 못한 채 이런 정보를 수개월 동안 추적해 왔었다"면서 "신뢰할 뭔가를 찾지 못해 알카에다가 여전히 모의단계에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명한 나이지리아 은행가의 아들인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의 이번 항공기 테러기도 사건은 "적들이 얼마나 영악한 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알카에다는 다양한 계층에서 조직원들을 충원하고 있어 이들의 신상을 더이상 파악하지 못하는 일이 점점 더 늘고 있다"면서 "우리는 아랍의 21세에서 40세 사이의 무슬림을 추적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도 이런 사실을 알고 이 유형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충원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휴가지인 하와이에서 성명을 통해 압둘무탈라브 사건에 대해 정보당국간의 정보공유가 되지 않아 발생한 "구조적인 실패"라면서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중요한 정보가 공유됐더라면, 다른 정보와 합쳐져 용의자에 대해 더 완전하고 분명한 그림이 나왔을 것"이라면서 "이런 경고신호들은 (위험을 알리는) 붉은 깃발을 올려 용의자가 미국행 비행기를 타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