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여객기 테러 미수사건으로 공항의 탑승자 및 기내 검색이 강화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미국의 관광산업이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뉴욕 타임스(NYT)는 27일 미 교통안전청과 국토안보부의 조치로 미국을 오가는 비행기에 탑승하는 승객의 몸수색과 수하물 검색이 강화될 것이라면서, 이미 지난 주말부터 여행객들은 공항의 강화된 검색을 경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새로 강화된 조치들로 인해 승객들은 착륙 전 1시간 동안 좌석을 벗어날 수 없고, 자신이 들고 탄 수화물에 손대거나 개인 물품을 무릎 위에 놓는 행동도 금지된다.

또 미국 영공을 비행하는 동안에는 승무원이 승객에게 비행경로나 현재 위치를 안내하는 기내방송도 할 수 없으며, 탑승시 검색이 강화돼 종전보다 훨씬 일찍 공항에 도착해야 하고, 들고 탈수 있는 수하물 수도 하나로 제한됐다.

이 같은 조치는 2001년 9.11 공격 이후 가장 엄격한 조치일 뿐 아니라 항공 및 관광 사업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점에 나온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미국의 올해 관광산업은 전년 대비 20% 가량 위축됐다.

금융위기의 여파와 신종플루의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 뿐만 아니라 지난 주에는 미 동부 해안지역과 중서부 지역의 폭설로 인해 수많은 비행기들이 연착륙하거나 결항되면서 피해는 더 커졌다.

신문은 항공사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번 새로운 검색 강화 조치들로 인해 연말 성탄 연휴에 휴가를 떠났다가 돌아오는 많은 미국 여행객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이며, 내년에 비행기 여행을 할 계획을 갖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취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검색 강화로 인한 탑승객들의 불평과 여행 취소 문의도 잇따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뉴욕행 비행기를 탄 한 승객은 "검색대에서 배낭의 모든 지퍼를 열면서 일일이 검색하는 바람에 탑승시간이 엄청나게 늦어졌다"고 말했고, 뉴욕 라구아디아 공항을 오가는 에어 캐나다 여객기의 상당수가 지연 또는 취소됐다.

그러나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은 성명에서 "새 조치들은 예측할 수 없게 고안된 것이며 모든 곳에서 똑같은 검색이 실시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연말 휴가 계획은 예정대로 진행해도 좋다"며 이 같은 우려를 평가절하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