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저지른 것은 주가 조작이고 사기다.”(뉴욕 검찰), “의도적인 범죄라기엔 동기가 모호하다. 그는 늘 독실한 기독교인의 모습을 보였다.”(빌 황 측 변호사)한때 미국 월스트리트를 쥐락펴락하다 대규모 손실을 일으켜 시장에 큰 충격을 준 한국계 미국인 투자가 빌 황(한국명 황성국·사진)의 ‘사기꾼 여부’를 둘러싼 세기의 재판이 시작됐다.뉴욕 남부연방법원은 13일(현지시간) 뉴욕남부지검에 2022년 4월 사기 혐의로 기소된 아케고스캐피털매니지먼트 설립자 황씨에 대한 형사재판 심리를 시작했다. 검찰은 황씨가 금융회사를 속여 자신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를 부풀렸고 언젠가 주가가 폭락할 것을 알면서도 투자자들을 꾀어 돈을 모은 사기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심리의 쟁점은 황씨가 대규모 사기를 벌인 ‘동기’로 좁혀지고 있다. 앨빈 헬러스틴 판사가 “황씨 자신도 큰 손실을 봤다”는 점을 지적했을 때 검찰은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그의 동기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은 유·무죄를 결정할 12명의 배심원단에게 중요한 문제다. 범죄의 의도가 있었느냐를 가르는 대목이기 때문이다.변호사들은 황씨가 고교 3학년이던 1982년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 건너왔고, 이후 신실한 기독교인으로서 많은 기부를 한 점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그가 사기를 의도하지 않았다는 점을 배심원에게 설득하려는 목적이다.황씨는 20년 가까이 월가의 아시아 헤지펀드 최대 ‘큰손’으로 이름을 날렸다. UCLA와 카네기멜런대 경영대학원(MBA)을 나온 그는 2001년 헤지펀드 타이거매니지먼트를 이끈 유명 투자자 줄리언 로버트슨에게 발탁됐다. 황씨가 운영한 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