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항공 소속 여객기 공중 납치 소동을 벌였던 수단인은 범행 당시 마약을 복용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일간지 이집션 가제트가 24일 전했다.

28살의 이 수단인은 지난 21일 터키 이스탄불발 카이로행 보잉 737 여객기에서 일등석 기내식용 칼을 집어들고 여승무원을 위협해 비행기의 기수를 이스라엘 예루살렘으로 돌리라고 요구하다가 기내의 이집트 보안요원들에 의해 제압됐다.

범인은 조사에서 여객기에 오르기 전에 코카인을 복용했다고 자백했으며, 그는 체포 당시 위조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이집트 보안 당국은 전했다.

그러나 범인은 자신이 어떠한 테러조직이나 극단적 이슬람주의 단체 등에 가입한 사실이 없으며, 수단의 내전 지역 다르푸르에서 탈출한 것처럼 가장해 그리스로 망명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고 주장했다고 보안 당국은 덧붙였다.

범인은 애초 술에 취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었으며 납치극 당시 승무원들에게 "예루살렘을 해방하길 원한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승객 87명이 탑승한 이 여객기는 21일 밤 카이로 국제공항에 무사히 착륙했으며, 수단인의 범행으로 인한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