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이 탈레반의 잇단 테러에 북서부 탈레반 거점 전면 공격으로 응수했다.

파키스탄 정부군은 17일 탈레반의 근거지인 남부 와지리스탄에서 3만명의 병력과 전투기 · 야포 등을 동원한 탈레반 소탕작전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아타르 압바스 파키스탄군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의 목표는 파키스탄 탈레반을 뿌리뽑는 것"이라고 말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18일 현재 최소한 정부군 병사 5명과 탈레반 11명이 숨졌다고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남부 와지리스탄 지역에서 활동하는 탈레반 병력은 1만~1만2000명 정도로 추정된다. 남부 와지리스탄이 속한 파키스탄 북서변경주(NWFP) 전체 탈레반 병력 2만5000명의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알자지라는 60만명에 달하는 이 지역 주민 가운데 15만명이 피란길에 오른 것으로 추정했다. 인근 반누,탄크,데라 이스마일 칸 등지에는 와지리스탄에서 쏟아져 나온 피란민들의 행렬이 잇따랐다.

파키스탄 탈레반의 새 지도자 하키물라 메수드는 지난 4일 미군의 공격으로 8월 사망한 전 지도자 바이툴라 메수드의 복수를 선언했다. 이후 파키스탄 육군사령부에 탈레반이 난입해 인질극을 벌이는 등 이번 달에만 7건의 연쇄 테러가 발생했다.

하지만 파키스탄군의 공세가 성공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수십년 동안 중앙정부의 통제가 미치지 못한 와지리스탄 지역에서 현지 부족 대다수가 탈레반에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2002년 파키스탄군은 8만명의 병력을 동원해 탈레반 소탕작전을 펼쳤지만 1400명의 전사자와 8000명의 부상자를 남긴 채 후퇴했으며,오히려 탈레반이 이 지역을 석권하는 결과만 낳았다. 또 지형이 워낙 험해 탈레반의 게릴라 공격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