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첫 여름휴가에서 어떤 책을 읽으며 정책을 구상할까.

오바마 대통령이 매사추세츠주의 유명 휴양지인 마서즈 빈야드 섬으로 휴가를 떠나면서 챙긴 책은 모두 5권이라고 CNN방송은 24일 보도했다. 5권은 총 2300여쪽에 달해 일주일 휴가기간 중 하루 300쪽 정도를 독파해야 한다. 하버드대 출신인 만큼 독서에도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겠다는 뜻이다.

책 목록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국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토머스 프리드먼의 '뜨겁고,평평하고,붐비는 세계(Hot,Flat and Crowded · 21세기북스)'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프리드먼의 이 저서는 기후변화 문제와 에너지 위기에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후보 시절부터 '녹색혁명'을 주창해 왔기에 안성맞춤인 정책 참고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 또 다른 책은 역사학자 데이비드 매컬로프가 지은 '존 애덤스'다. 제2대 미국 대통령을 지낸 애덤스는 이 책에서 조지 워싱턴,토머스 제퍼슨,제임스 메디슨,벤저민 프랭클린 등의 그늘에서 벗어나 애국심과 미래에 대한 혜안을 가진 인물로 거듭난다.

오바마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책 3권도 빠뜨리지 않았다. 청소년 시절 빗나간 아들이 선한 삶으로 복귀하는 과정과 아버지의 용서를 그린 조지 펠레카노스의 '더 웨이 홈',로어 맨해튼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통해 매혹적인 뉴욕의 이면을 파헤친 리처드 프라이스의 '러시 라이프'다. 두 권 다 범죄를 모티프로 하고 있다. 나머지 켄트 하루프의 '플레인송(Plainsong)'은 콜로라도주 덴버 근처의 홀트라는 가상도시를 배경으로 그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일상을 다룬 소설이다. 1999년 소설 부문의 '내셔널 북 어워드'를 수상한 작품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