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7월 들어 급격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하락기간 역시 지난 2월이후 최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지난주 발표된 미국 내 실업률, 에너지 재고량 등의 지표 악화로 인해 석유수요 회복 기대감이 낮아지며 내림세를 보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1일 이래 4일(거래일)에 걸쳐 약 13%가 급락, 올 2월 이후 최장기간 하락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8월물은 전일대비 2.68달러(4%) 급락한 배럴당 64.05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석유거래소(IC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8월물은 전일대비 1.56달러(2.4%) 떨어진 배럴당 64.05달러,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2.46달러 떨어진 배럴당 64.2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지난주 미국의 실업률 발표 이후 세계경기 침체가 장기화돼 석유수요 회복도 당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며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6월 중 비제조업의 생산성 지수가 47%로 전월대비 3%P 상승했다고 발표해 9개월 연속 50% 미만을 기록했다. 50% 미만은 경제가 아직 위축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4주간 평균 석유제품 수요(6월 26일 기준)가 일평균 1844만 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8% 낮은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휘발유 재고량은 290만 배럴 증가했다.

이와 관련, 에너지컨설팅사인 MF글로벌의 존 킬더프 부회장은 "휴가 시즌에 이처럼 휘발유 재고가 늘어나고, 가정용 난방유 등으로 쓰이는 정제유 재고가 198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은 유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킬더프 부회장은 유가가 지난달 큰 폭으로 올랐다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에 대해 "경기 회복을 알리는 첫 신호에 과잉반응을 해 유가가 올랐었다"며 "현재로서는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가까운 시일 내에 나타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에너지 가격은 더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최근의 유가 내림세와 관련, 셰이크 아흐메드 알 사바흐 쿠웨이트 석유장관은 "유가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가격이 60달러 이상을 유지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오는 9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를 앞두고 유가가 더 낮아질 경우 석유 추가 감산 논의를 진행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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