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는 증파.선거비용지원 검토

호주인 대부분은 아프가니스탄 추가 파병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잇단 아프간 파병 호주군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추가 파병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으로 흘러가자 고심에 빠졌다.

미국을 방문 중인 케빈 러드 총리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추가 파병 규모를 제시해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여론 탓에 추가 파병 규모를 크게 줄이거나 이번에는 구체적 규모를 제시하지 않고 추가 파병 약속만 하는 선에서 회담을 마무리지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이 러드 총리의 방미를 계기로 최근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천1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여론조사결과 아프간 추가 파병에 반대한다는 응답자는 무려 65%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이 신문이 24일 보도했다.

반면 아프간 추가 파병에 찬성한다는 응답자는 28%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2001년 미국 9.11 테러 직후 실시된 아프간 파병 여론조사 당시 찬성 66%, 반대 27%로 나타난 것과 비교한다면 매우 대조적이다.

현재 아프간에 주둔 중인 호주군은 모두 1천100명으로 그동안 각종 전투 등으로 모두 10명이 사망했다.

특히 지난주 한 주간 2명의 호주군이 잇달아 목숨을 잃자 아프간 파병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인 쪽으로 흐르고 있다.

미국은 아프간 주둔 다국적군 규모를 향후 수개월내 1만7천명 증강하기로 하고 동맹국들의 지지를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

호주 정부는 이같은 요청을 수용해 아프간 군인 훈련에 필요한 요원들과 오는 8월 아프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치안유지에 필요한 군병력을 소규모로 추가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훈련담당 호주군은 2개 팀이며 치안유지 보병은 150명 정도가 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아프간 주둔 호주군은 모두 1천5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 정부는 추가 파병과 함께 대통령선거를 위해 선거비용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시드니연합뉴스) 이경욱 특파원 kyung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