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지역 로켓 공격에 이' 박격포 응사
공격 주체 헤즈볼라 여부 촉각..일각선 확전 현실화 우려도

이스라엘군이 8일 레바논 남부지역에서 로켓이 잇따라 발사되자 대응 포격을 가했다고 로이터 통신과 AFP 통신 등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북부 나하리야에 레바논 쪽에서 날아온 3∼5발의 `카츄샤' 로켓 파편에 주민 여러 명이 부상한 데 맞서 로켓 발사가 이뤄진 레바논 남부에 박격포탄 5발을 발사했다고 이스라엘군 대변인이 전했다.

로켓탄이 작렬한 나하리야는 레바논 국경에서 불과 8㎞ 떨어진 곳에 있는 해안도시이다.

레바논 남부에는 2년여 전에 이스라엘과 34일간 전쟁을 치른 시아파 강경 무장세력인 헤즈볼라가 포진하고 있으나 이들 로켓을 발사한 주체가 헤즈볼라인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란과 시리아 측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에 뛰어들 경우 이번 전쟁은 제 5차 중동전으로 확산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다.

이와 관련해 레바논의 한 소식통은 dpa 통신에 헤즈볼라가 카츄샤 로켓을 발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일부 강경 팔레스타인 세력이 하마스를 지원하기 위해 로켓 공격을 가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그러나 하마스를 지원하는 헤즈볼라 무장세력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로켓 공격이 '제2 전선'의 전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2006년에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대규모 공격했지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지역을 공격하고 이스라엘에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면서 레바논전쟁으로 번졌다고 지적했다.

AP 통신도 이날 로켓 공격으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무력충돌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하마스는 로켓 발사가 하마스의 소행이 아니라고 즉각 밝혔다.

라파트 모라 하마스 대변인은 이날 AFP 통신에 "우리는 누가 이 로켓을 발사했는지 모른다"며 팔레스타인의 그 어떤 정파에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레바논군은 성명을 통해 '정체불명의 그룹(unknown group)'이 로켓을 발사했다면서 이스라엘의 대응 포격으로 다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고 CNN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나하리야와 인근 마을 슐로미의 학교와 유치원들을 폐쇄했다고 CNN은 전했다.

헤즈볼라가 운영하는 알-마나르 TV도 이스라엘이 레바논 영내로 5발의 박격포탄을 발사했으나 다친 사람은 없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북부지역에는 지난 2007년에도 레바논 내 팔레스타인 세력이 로켓을 발사한 적이 있으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2월 27일 가자지구 공습에 나서면서 헤즈볼라의 전쟁 개입 가능성에 대비, 이스라엘 북부지역에 경계령을 발령한 바 있다.

헤즈볼라는 그간 이스라엘에 맞섰던 다른 어떤 아랍군대보다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전쟁은 국가대 국가의 전쟁을 방불케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에 벌어진 레바논 전쟁에서는 헤즈볼라 무장 조직원 등 레바논인 1천200명이 숨졌지만, 이스라엘군도 160명이 희생되는 타격을 입었으며, 이스라엘 북부의 주민 100만명이 헤즈볼라의 미사일 공격을 피해 남쪽으로 피난을 떠나기도 했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