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경찰력을 총동원한 런던 연쇄 폭탄 테러 사건 수사가 급진전을 보이고 있다. 영국 경찰은 12일 새벽(현지시간)부터 잉글랜드 북부 웨스트요크셔주 리즈시와 잉글랜드 남동부 루턴시에서 전격적인 압수수색 및 체포 작전을 벌여 리즈시의 이슬람 인구밀집 지역에서 용의자 1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타비스톡 광장에서 폭발한 2층 버스에서 숨진 테러범의 신원을 파악했으며 이를 근거로 리즈시의 테러범 은신처를 급습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하철 객차와 버스에서 4명의 테러범이 소지했던 물건들을 찾아냈으며 목격자들의 증언과 CCTV 화면 분석자료를 토대로 용의자의 신원을 압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러범들은 요크셔에서 런던 킹스크로스역으로 집결했으며 각각 테러 목표를 향해 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테러범은 모두 폭발 현장에서 숨진 것으로 추정됐으나 자살 폭탄 테러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스카이뉴스 TV는 감식반이 2층 버스와 지하철 폭발 현장에서 4명의 테러 용의자 소유로 보이는 물건과 이들이 현장에서 숨졌음을 확인해 주는 법의학적 증거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경찰의 한 고위 관계자는 버스 안 폭발 점 부근에서 숨진 2구의 사체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의 사체는 몸통이 산산이 찢겨나가 머리 부분만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자살 폭탄 테러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스카이뉴스 TV는 신원이 확인된 4명의 테러범 용의자들이 모두 영국 시민권자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으나 경찰은 이를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날 새벽 6시30분 테러범들의 거주지로 확인된 리즈시에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폭탄을 터뜨려 6개의 수색 대상 건물 가운데 하나에 진입했으며 1명의 용의자를 체포하고 컴퓨터, 폭발물 등을 압수한 것으로 보도됐다. 런던경찰청 테러전담반의 피터 클라크는 "수사 초기에 용의자를 4명으로 압축했으며 이 가운데 3명에 웨스트요크셔 출신이라는 사실을 인지했다"면서 "사건 당시를 재구성해 4명이 모두 사망했는지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안 블레어 런던경찰청장은 리즈시 등에서 압수수색 및 기습 체포 작전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는 런던 연쇄 폭탄 테러와 관련이 있다"고 확인했다. 경찰은 리즈시에서 한 가옥의 외곽을 에워싼 뒤 주민 600여명을 대피시키고 군 폭발 전문가를 동원해 벽을 붕괴시킨 뒤 건물 안으로 진입했다. 이어 런던에서 북쪽으로 50㎞ 떨어진 루턴시에서는 기차역 인근의 주차장이 봉쇄된 가운데 테러에 사용된 폭탄이 제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에 대한 수색작전이 펼쳐졌다. 스카이뉴스 TV는 2층 버스 테러범의 사체에서 허위 주소가 적힌 서류가 발견됐으며 이는 수사를 혼선에 빠뜨리기 위해 고의로 남겨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테러범은 가족들에 의해 실종자로 신고됐으며 경찰은 이 때문에 쉽게 거주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스카이뉴스는 전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사건의 성격상 수사가 매우 복잡할 수밖에 없다"며 "매우 느리게 그러나 면밀하게 수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언론 보도를 모두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 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