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할 미국내 군사기지 통폐합 계획에 대서양 건너편 독일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장관이 이날 발표할 내용은 미국 내 3천700개 군사 시설중 425곳을 폐쇄하고 재배치한다는 것으로 군사 시설의 효율 극대화를 통한 예산절감과 테러 위협으로 부터의 보호를 주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독일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미국 내에서 10년 만에 처음 이뤄지는 부대 통폐합이 유럽 주둔 미군 기지들의 2차대전 이후 최대 규모 철수 및 재편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철수 작업의 신호탄이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냉전의 첨병지역이었던 독일 내 미군기지의 약 절반이 없어지고 미국으로 되돌아갈 유럽주둔 미군 7만 명도 독일 주둔군이 대다수를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현재 해외 미군기지 860개 가운데 305개가 독일에 있으며 그다음 일본 158개, 한국 105개 순이다. 동서독이 통일되고 철의 장막이 무너진 통합된 유럽연합(EU)의 일원인 독일로서는 미군 철수가 군사적으로는 아쉬울 것이 없다. 오히려 독일 등 유럽 배치 핵무기들의 전면 철수를 바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군기지가 있던 지역의 경제가 기지 철수로 인해 큰 타격을 받을 것을 염려, 독일의 해당 지역 정치인과 상공인들이 미국으로 날아가 부대 유지를 위한 로비 까지 벌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 방송은 13일 서부지역 배치에 중점을 두게 될 미국 내 부대 통폐합 계획이 미국 남동부 텍사스 뿐아니라 서유럽의 미군 주둔 지역 경제도 크게 뒤흔들 조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내에서도 여러 주들이 이번 통폐합 계획에 따른 지역 경제 위축을 우려해 강력하게 로비전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