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의 격렬한 논쟁 끝에 영국은 18일 300년 전통의 여우 사냥을 마침내 금지하기로 했다. 영국의 상원과 하원은 이번 회기 내내 `여우 사냥의 부분 허용'과 `전면 금지'를 두고 끝까지 대립했으나 선출직 하원의 우위권을 인정하는 1949년 의회법에 따라하원의 전면금지안이 승리를 거뒀다. 마이클 마틴 하원 의장은 상원의 동의가 없더라도 국왕의 입법 재가를 요청할수 있는 1949년 의회법을 이례적으로 행사했고, 형식적 절차에 불과한 왕실의 재가가 45분만에 나왔다. 이에 따라 여우사냥 전면 금지법은 원래 형태대로 3개월내에 잉글랜드와 웨일스지역에서 전면 금지된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이미 여우사냥을 금지했다. 앞서 내년 총선에서 3기 연임을 바라고 있는 블레어 총리는 여우 사냥 지지자들의 표를 걱정해 여우 사냥 금지법의 발효시기를 3년 후로 늦추자고 제안했으나 상원은 물론 노동당이 다수인 하원에서 모두 외면당했다. 그동안 여우사냥 금지법의 도입 문제는 영국 전역에서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여우사냥 지지자들이 반대 시위를 벌이기 위해 의사당에 난입하는 사태마저빚었었다. 여우사냥 반대론자들은 사냥개 떼를 풀어 여우를 잡는 사냥이 야만적이고 잔인한 스포츠라고 비난하는 반면 여우사냥 옹호자들은 수천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주는전통적인 시골 스포츠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우 사냥 금지법 통과 후 여우사냥 지지자들은 여우 사냥 전면 금지법의 도입을 결사적으로 막을 것이라며 법정으로 이 문제를 끌고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냥지지단체인 `시골동맹'의 존 잭슨 회장은 사냥꾼들이 금지법에 협력하지 않을 것이며 진정한 시민불복종 운동이 기다리고 있다면서 "이제 그 문제에 대한 법정싸움이 진행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런던 로이터ㆍAP=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