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이 확정된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의 부인로라 부시(58)여사는 지적이고 단정한 이미지로 퍼스트레이디로서는 최적격자라는평가받고 있는 완벽한 내조자형 인물이다. 부시 대통령과 지난 1977년 결혼할 당시 "남편을 위해 절대 정치연설은 하지 않는다"는 서약을 받고 청혼을 수락했을 정도로 정치와 거리를 뒀으나 백악관 입성후에는 직접 정치연설에 나서거나 남편의 선거전을 열정적으로 돕는 등 태도가 많이바뀌었다. 로라 여사는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주례라디오 연설을 통해 아프간 탈레반 정권의 인권탄압과 여성차별정책을 비난하기도 했으며 남편이 대통령후보로 지명된 지난 8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남편의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했다. 또 선거전이 백중세를 보이자 발 벗고 나서서 지난 몇 달 동안 미 전역을 돌며 경제ㆍ일자리ㆍ여성 그리고 최근 뜨거운 논란이 되는 줄기세포 연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대한 연설을 하고 수백만 달러를 모금하기도 했다. 결혼하기 전 민주당원이었다가 전향한 로라 부시는 남편이 공직에 있는 수 년동안 주로 쟁점이 되지 않는 독서지도와 교육 문제에 힘을 쏟아 왔기 때문에 이러한변신은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어릴 적 "약간 외롭게" 성장해 가족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고 말한다. 1946년 11월4일 텍사스주의 조용한 소도시 미들랜드에서 태어난 그는 주택건설업자였던 부친 해럴드 웰치(95년 작고)와 모친 제나(84)여사가 더이상 아이를 가질수 없어 외동딸로 자랐다. 이 때문에 그는 대가족인 부시 가문에 시집온 것을 행복으로 여기고 있으며 이러한 태도로 시어머니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바버라 여사로부터 "가족 화합의 촉매"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텍사스주 남부감리교대학 교육학과를 졸업한 후 텍사스대학에서 사서학을 전공한 그는 초등학교 교사시절인 31살 때 친구의 바비큐 파티에서 부시 대통령을 소개받아 끈질긴 구애를 받은 끝에 불과 3개월만에 결혼했다. 1981년 쌍둥이 딸인 바버라와 제나를 임신했을 때에는 독혈증으로 인한 신장 이상으로 위험에 처해 예정보다 5주일 먼저 제왕절개수술을 받기도 했다. 그는 또 조용한 압력을 가해 음주벽이 있던 부시 대통령이 18년 전 술을 완전히끊게 했으며 자신도 10대 때부터 즐겨피우던 담배를 12년 전 끊었다. 그런가하면 부시 여사는 인터넷 채팅을 즐기다 국가 기밀인 남편의 영국 방문계획을 누설하고 담배를 30년간 피우다 끊고 나서는 몰래 다시 피우는게 아니냐는구설수에 시달리는 등 세간의 흥미를 자아내는 구석도 있다. 전기와 추리소설을 즐기는 독서광인 그는 매일 아침 신문을 정독하며 특히 교육과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한편 장관을 비롯해 주변 사람들을 별명으로 즐겨 부르는 면모도 있다. 그는 NBC '투데이쇼'에 출연해 공화당의 신조를 뒤엎고 연방 대법원의 낙태허용에 찬성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댄 바틀렛 백악관 공보국장은 "부시 여사는 조용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대통령이 보조를 유지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필요할 땐 언제든지 날카로운 반격을 가하고 솔직한 의견을 감추지 않는다"고 전했다. 사람들은 이러한 온건하면서도 복합적인 성향이 로라 부시의 인기의 비결이라고평한다. 주위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장점을 가진 그는 부시 대통령의 새 임기동안에도대통령을 후방 지원하는 품위있는 퍼스트 레이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영 기자 quarrier@yna.co.kr